미국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중단됐던 북미 간 비공식 대화채널인 ‘뉴욕채널’을 다시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이 대북 강경 입장을 유지하는 동시에 6자회담 재개를 두고 탐색전도 병행하는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외교소식통은 22일 “6자회담 재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가동돼다 연평도 포격으로 중단된 뉴욕 채널이 최근 들어 다시 가동되면서 북미가 서로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으로서는 한국과 공조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한편으론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 투트랙 기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양측이 서로의 입장 차를 확인해가며 물밑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은 물론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복귀 제안 등 ‘유화 제스처’에 대해 ‘실제 행동 변화’를 강조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백악관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도 “6자회담은 북한이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때 재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뉴욕채널이 재가동된 것은 일단 미국이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려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미국이 이 채널을 통해 핵 사찰단 복귀 등 북한의 진의를 탐색하는 한편 6자회담 재개와 관련된 북한과의 접점 찾기를 둘러싸고 샅바싸움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새롭게 생긴 채널도 아닌 만큼 큰 기대는 무리”라면서도 “연평도 포격 이후 대결 국면이 진정 국면으로 전환되는 계기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채널은 미국 국무부와 북한 뉴욕 대표부 주재 외교관 사이의 비공식 대화채널로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 방북을 포함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방북, 미국인 곰즈씨 석방 등에도 이 채널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한성렬 뉴욕대표부 차석대사와 보위부 출신 김명길 공사를 중심으로 성 김 미국 대북 특사 등과 이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천안함 사태로 채널이 중단됐다가 가을 무렵 재개됐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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