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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과점 심화 방치하면 공정도 친서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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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과점 심화 방치하면 공정도 친서민도 없다

입력
2010.12.2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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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승용차 맥주 담배 라면 커피 등 46개 주요 소비재산업에서 독과점구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몇몇 대기업이 시장을 쥐락펴락하며 지배력을 키우고 초과이익을 챙겨간다는 얘기다. 독과점은 소비자 선택의 폭을 제한하고 자원 배분을 왜곡하며 담합 등 불공정행위를 조장해 시장경제의 근간을 해친다. 경쟁당국은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를 엄정하게 감시하고 처벌수위도 한층 높일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04~2008년에 걸쳐 시장지배적 사업자(1개사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거나 상위 3사의 점유율 합계가 75% 이상)로 구성돼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한 산업은 46개로, 이들의 평균 시장집중도(상위 3사의 점유율 합계의 가중평균)는 92.9%에 달했다. 표준산업분류 통계에 포함된 473개 광업ㆍ제조업의 평균 시장집중도가 45.5%인 반면 맥주 설탕 담배 청주 등 12개 산업의 시장집중도는 100%였다.

경쟁제한의 이점을 누려온 독과점 산업의 영업이익률은 32.5%로, 광업ㆍ제조업 전체 평균인 30.2%를 웃돌았고 시장집중도가 높은 맥주와 담배 등은 50~60%나 됐다. 반면 이들 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1.9%로 전체 평균(2.0%)보다 낮았고 해외개방도(수출액과 수입액의 합계를 출하액으로 나눈 것) 역시 27.4%로 전체 평균(30.2%)을 밑돌았다. 시장점유율이 높고 해외개방도는 낮으니 연구개발을 소홀히 해도 높은 영업이익이 보장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독과점 산업의 내수집중도가 67.8%로 전체 평균(32.1%)의 두 배를 넘으니 그럴 만도 하다.

독과점 정도를 나타내는 시장집중도가 2008년 55.3%로 심화돼 1983년 이래 최고수준을 기록한 것은 정유에서 밀가루ㆍ라면에 이르기까지 끊이지 않는 담합의혹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최근에도 우유업체들의 가격담합 혐의가 드러나 188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독과점 업체의 교묘하고 은밀한 수법은 날고 뛰는 데 정부의 의지와 감시체제는 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 따져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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