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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판 '지라니 합창단' 희망의 하모니 또 들려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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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판 '지라니 합창단' 희망의 하모니 또 들려줄 것"

입력
2010.12.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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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사람들 끝나지 않은 이야기] 김재창씨 - 한국일보 기사 보고 현지 교민들 뜨거운 격려김원용씨 - 1000명 색소폰 동시 연주 내년엔 꼭 성공유지성씨 - 타클라마칸 사막 마라톤 완주… 도전은 계속

또 해(年)가 저뭅니다. 세밑 찬바람에도 거리는 좋은 이들과 함께 할 시간과 오래 기억될 새로운 추억에의 기대로 일렁입니다. 어제 같은 오늘, 또 다르지 않을 내일이 일상으로 쌓여갈 테지만, 그래도 막연한, 막연해서 더 애틋한 기대들이 달(月)의 인력처럼 마음들을 끌어당겨 이렇듯 한 물결로 출렁이게 하나 봅니다.

그 물결 속에 우리의 이웃, 지난 한 해 동안 이 지면에 소개된 '사람들'도 있습니다. 돋보이는 도전과 사랑으로 세상을 데워온 이들입니다. 저희는 그들을 다시 초대해 2회에 걸쳐 근황을 듣기로 했습니다. 격려와 나눔으로 더불어 따듯한 연말이 되었으면 합니다. /편집자 주

제3세계의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합창으로 희망을 심으며 '지라니 합창단'의 신화를 일군 김재창(54ㆍ7월 13일자) 월드샤프 대표는 이 연말을 인도 뭄바이에서 동남쪽으로 약 120㎞ 떨어진 뿌끄시(市)의 빈민촌 람테끄디에서 보내고 있다. 그는 그 곳 아이들 80여명으로 '바나나어린이합창단'을 꾸려 지난 8월부터 줄곧 연습해왔다. 지난 달 잠시 한국에 들른 김 대표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현지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었으나 극장 섭외가 여의치 않아 백방으로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월드샤프 관계자는 "정 안 되면 연초에라도 꼭 공연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의 '인도 개척기'는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7월 중순부터 현지에서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합창단원을 모집했으나 첫 연습서부터 연습실은 텅 비어 있다라고 했다. 다음 날도 마찬가지. "수소문했더니 '시험 본다' '심부름해야 한다'등 핑계로 한 명도 안 나타나더군요. 그나마 셋째 날(25일) 8명이 와 연습을 시작했는데 열의가 안 보여 몇 마디 했더니 또 안 나오고…. 처음엔 그랬어요."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을 몸이 못 견뎌 쓰러진 적도 있고, 뎅기열에 걸려 앓아 눕기도 했다고 한다. "저의 활동을 소개한 한국일보 기사를 연습실 문 앞에 붙여뒀더니 교민들과 인근 교회에서 큰 성원을 보내주셨어요. 포기하려도 할 수 없을 만큼 뜨겁게 격려해주시더군요." 그는 다시 일어섰다. 김 대표는 매주 월~토요일 오후 6시부터 90분간 연습했다. 음정도 따라 하지 못했던 아이들이 지금은 알토, 소프라노 등으로 나눠 화음을 근사하게 맞춰 낸다. 한 달 전부터는 연말 공연을 목표로 캐롤 징글벨, 민요 도라지타령, 복음송가 임마누엘을 연습했다. 그는 "내년 4, 5월께 한국 공연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44년간 15만장에 이르는 대중음악 음반 제작에 참여한해 온 색소폰 연주자 김원용(57ㆍ6월 3일자)씨는 그 사이 새로운 기록에 도전했다. 7월 12일 성남아트홀에서 소아암환자 돕기 최다인원 색소폰 동시 연주 기록 경신에 나선 것. 김씨는 "대만이 보유한 기록 910명을 깨려고 1,000명이 모였는데 안타깝게도 악기를 가져 오지 않은 사람이 많아 800명을 조금 넘어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김씨는 요즘 연말 대목을 맞은 공연에 세션으로 참여하느라 바쁘다. 다음 달에는 가곡을 연주한 '멋7집'과 가스펠을 연주한 '멋8집'을 잇달아 발매한다.

사막 남극 등 오지 마라톤만 15회를 완주한 경험으로 라는 책을 발간했던 어드벤처레이서 유지성(39ㆍ6월 10일자)씨는 강연과 방송 출연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고 한다. 그 틈에 지난 8월 1박2일(48시간) 내 100㎞를 달리는 타클라마칸 마라톤에 출전, 38시간의 우수한 기록으로 완주했다. 미국 요세미티국립공원 거대 암벽인 엘 캐피탄 등반에 성공한 한양공고 산악부(7월 1일자) 이성규(18) 김다빈(18)군은 한국산업기술대 2차 수시모집 체육(산악)특기자전형으로 합격했다. 이들은 "운동도 하면서 공부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을 7년째 도와 손때 묻은 감사 편지를 받아 온 원영식(49ㆍ5월 15일자)씨는 그의 꿈인 복지재단 설립에 전념하기 위해 얼마 전 사업을 접었다.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건강이 악화해 입원을 했으나 얼마 전 퇴원했다. 그는 "몸을 추스르는 대로 다시 뛸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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