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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매춘 소재 연극으론 첫 국립극장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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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매춘 소재 연극으론 첫 국립극장 올려

입력
2010.12.2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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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음의 현실이 국립극장에까지 진출한다. 실험적 연극의 무대인 별오름극장에서 상연된다는 단서가 있으나 국립극장이 유지해 오던 표현 관행에 앞으로 어떤 변화가 야기될지 주목된다. 극단 현존퍼포먼스의 ‘캘리포니아’에는 세월의 변화가 담겨 있다.

중견 극작ㆍ연출가 기국서씨가 극단76을 통해 공연한 ‘미아리 텍사스’ 시리즈는 1980~90년대 사창가 주변의 풍경을 통해 당대를 비판했었다. ‘캘리포니아’는 최근 윤락 행위가 더욱 교묘해지면서 표면적으로 줄어드는 전통 방식의 매춘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 같은 주제가 국립극장 무대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뒷골목 세계를 그린 연극이니만큼 외설적이거나 폭력적인 표현도 별 여과 없이 오른다. 상연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실제적 노출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작품 의도에 있다. 여성들이 인신매매 조직의 억압을 상징하는 포승줄에 묶여 등장하기도 하는 등 이 무대는 매춘의 사회적 구조를 형상화하는 쪽에 기운다.

깡패 7명과 창녀 5명이 등장인물이다. 건달 두목, 창녀, 중소기업 사장 등 3명을 주축으로 해 그 생활을 어떻게든 청산하려는 창녀의 몸부림을 그린다. 그들은 모두 이 사회의 희생자다. 구조에 주목하는 이 연극에서 일본과 연계된 인신매매단의 존재가 부각되는 것은 필연이다. 죽음, 배신, 제로섬 게임 등 폭력조직의 논리에서 그들이 배태된다는 시선이다.

왕가위 감독의 1994년작 영화 ‘중경삼림’은 팝송 ‘California Dreaming’을 간간이 깔며 홍콩 반환을 앞둔 청춘남녀의 풍경을 그렸다. ‘캘리포니아’도 그 노래를 전편에 깔면서 뒷골목 밑바닥 젊음들의 일상을 좇아간다. 최교익 작, 박명규 연출. 이정현, 박고은 등 출연. 연출자는 “미아리 인근에서 20년 산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2~31일. (02)742-3255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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