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이 곧 러시아와 체결한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비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사히 비준될 경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레임덕 세션(내년 초 새 의회가 구성되기 전의 마지막 회기)에서 또 하나의 정치적 승리를 거두게 된다.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20일(현지시간) 협정 비준에 찬성하는 공화당 상원의원이 10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스콧 브라운 의원은 이날 오후 비준안에 대한 토론 종결을 바라며, 자신은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조니 아이작슨 의원도 이날 저녁 찬성 의사를 밝혔다. 비준을 위해서는 상원의 3분의 2, 즉 67표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친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 2명을 포함해 58표를 갖고 있어, 최소 9명의 공화당 의원으로부터 찬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민주당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협정을 통과시킬 수 있는 표를 확보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번 의회가 끝나기 전에 협정이 비준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비준 투표가 이르면 21일 실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직접 공화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설득 작업을 벌이며 연내 협정 비준을 위해 노력해 왔다. 내년 1월 출범하는 새 의회에선 민주당 의석이 줄어 비준을 위한 공화당 표가 14표 늘어나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협정으로 인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가 약화할 수 있고, 협정에 대한 논의도 부족하다며 비준에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은 대신 일부 내용을 고친 수정안 여러 개를 상원에 제출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공화당의 협정 수정 움직임과 관련, 러시아는 이날 협정 내용을 고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협정 내용을 조금이라도 고칠 경우 이는 사실상 협정 폐기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새롭게 협상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4월 양국 정상이 서명한 협정은 양국이 각각 보유한 장거리 핵탄두를 2,200기에서 1,550기로 줄이고, 상호 무기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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