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를 극복하고 화려하게 부활의 날개를 편 3인방이 2010 프로축구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2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0 쏘나타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김은중(31ㆍ제주)이 MVP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윤빛가람(20ㆍ경남)은 생애 한번뿐인 신인왕에 등극했다. 제주 돌풍을 지휘한 박경훈(49) 감독은 최고 사령탑으로 뽑혔다. 세 사람 모두, 지난해에는 축구 팬들에게 '잊혀진 존재'에 그쳤지만 절치부심 끝에 재기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31경기에서 17골 10도움을 기록한 김은중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55표를 획득, 48표에 머문 아디(서울)를 제치고 2010 프로축구 최고의 별에 선정됐다. 김은중은 상금 1,000만원과 쏘나타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김은중은 FC서울에서 활약하던 2007년 무릎 수술을 고비로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2008 시즌을 끝으로 서울과 결별했지만 마땅한 새 둥지를 찾지 못해 지난 시즌 중국에 머물렀다. 올 시즌 제주 유니폼을 입고 K리그로 복귀한 김은중은 시즌 중반부터 무서운 골 폭풍을 몰아치며 '권토중래'에 성공했다.
김은중은 팀이 2위에 머물렀지만 MVP를 수상한 두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1999년 안정환(부산)을 제외한 K리그 역대 MVP는 모두 우승팀에서 배출됐었다. 2007년 홈에서 열린 청소년 월드컵(17세 이하)에서의 실패로 추락했던 윤빛가람(80표)과 박경훈 감독(87표)은 압도적인 지지로 신인왕과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부경고 재학 시절 '천재 미드필더'로 불렸던 윤빛가람은 2007년 청소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K리그 비하 발언'으로 설화를 겪었다. 이후 기나긴 슬럼프에 빠졌다. 중앙대를 중퇴하고 2010년 신인 드래프트를 신청할 때도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잠재력을 높이 산 조광래 감독의 눈에 들어 경남 유니폼을 입었고 올 시즌 29경기에서 9골 7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박 감독은 17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 실패의 책임을 홀로 짊어졌다. 현직에서 물러난 그는 전주대에서 강단에 서며 야인 생활을 했다. 제주 사령탑으로 선임됐을 때만 해도 눈길을 끌지 못했지만 '만년 하위'였던 제주를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키는 지도력을 발휘하며 3년 만에 '실패한 지도자'의 낙인을 깨끗이 지워냈다. 윤빛가람과 박 감독은 각각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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