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全美)가 한 남자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킹'으로 대접받는 르브론 제임스(26)의 선택은 올시즌을 앞두고 미국프로농구(NBA)의 최고 화제였다.
너도나도 제임스 '모시기'에 뛰어들었다. 시카고가 정치적 고향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제임스가 시카고 불스로 오면 좋겠다"고 했고, 댈러스 매버릭스의 마크 큐반 구단주는 "제임스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재계약한 뒤 우리와 트레이드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가 사전접촉 금지 규정에 따라 벌금 10만달러를 물기도 했다.
숱한 소문들 속에 그의 선택은 결국 마이애미 히트였다. 클리블랜드에서 외롭기만 했던 제임스는 우승을 위해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었다. 20일 현재 마이애미는 평균 24.5점 6.4리바운드 7.2어시스트의 제임스를 앞세워 21승8패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그럼 마이애미 영입전에서 허탈하게 발걸음을 돌린 팀들의 현주소는 어떨까. 제임스의 마이애미를 부러워만 하고 있을까. 그럴 듯하지만 그렇지 않다. 제임스의 유력 행선지였던 시카고와 뉴욕 닉스는 나란히 잘나가고 있다. 또 다른 후보였던 댈러스 역시 쾌속 순항 중이다.
시카고의 구세주는 가드 데릭 로즈다. 2008~09시즌 신인왕 출신의 로즈는 3년차인 올시즌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기량으로 코트를 '접수'했다. 평균 24.3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하는 데다 8.4어시스트가 말하듯 공격의 지휘자 역시 그의 몫이다. 작년부터 "우리팀엔 슈퍼스타가 필요하다. 제임스와 뛰고 싶다"던 로즈는 그 자신이 슈퍼스타가 돼 시카고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시카고는 16승9패로 동부콘퍼런스 중부지구 1위를 달리며 마이클 조던 시절의 '불스 왕조' 재현에 다가서고 있다.
16승12패의 뉴욕은 동부콘퍼런스 대서양지구 2위다. 최근 3연패가 뼈아프지만, 이내 훌훌 털 강팀이라는 의견에 이론이 없다. 센터 겸 포워드 아마레 스터드마이어를 '장착'했기 때문이다. 피닉스 선스를 떠나며 신문광고를 내 피닉스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했던 스터드마이어. 그는 새 팀에서 평균 26.5점 9.4리바운드 2.4어시스트로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 '독일 병정' 더크 노비츠키(24.8점 7.6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앞세운 댈러스도 21승5패로 고공비행 중이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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