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체육관을 자주 가는데 안타깝게도 농구대잔치 시절 열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1997년 프로 출범 이후 관중은 제자리걸음하거나 오히려 줄고 있다.
왜 그럴까? 물론 여러 원인이 있다. 그 중에서도 필자는 경기의 '질'과 관련된 측면에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1997년 경기당 95점이던 득점이 매년 줄더니 지난 시즌에는 급기야 70점대(78점)로 떨어졌고, 올해도 지난 시즌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프로농구에서 걸핏하면 60, 70점대 득점이 나오는데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갈수록 득점이 줄어드는 현상은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 프로 초기에는 외국인선수들에 대해 적응이 안 돼 쉽게 득점을 허용했다. 또 경기수가 45경기이다 보니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없었다.
이후 외국인선수에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수비 대책이 마련됐다. 또 경기수도 54경기로 늘다 보니 선수들의 체력 저하, 잦은 부상 등 변수가 발생했다. 이런 변수들은 득점력 빈곤으로 이어졌다.
그나마 80점대를 유지하던 득점이 지난 시즌에는 70점대로 떨어졌고 올해도 그 수준이다.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선수를 1명밖에 기용하지 못하는 제도에 있겠지만 감독들의 전략도 '저득점 농구'에 한몫을 하고 있다. 단기간 내에 조직력을 키우는 데 공격보다 수비가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저득점 시대'에서 벗어나려면 몇 가지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현재 54경기에서 45경기로 1라운드를 줄이는 것이다. 기록으로도 나타나듯이 1라운드를 축소하면 경기당 6~8점은 더 올릴 수 있다. 둘째, 수비자의 고의파울을 강화하는 것이다. 속공에 의한 빠른 농구, 고득점 농구가 가능할 것이다.
셋째, '운영의 묘'다. 수비자 3초 위반이 지적될 때 보면, 공격이 마무리되고 있을 때가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 슛 자세를 취하거나 이미 슛을 쏘았다면 수비자 3초 위반을 지적하지 않는 것도 무방하다. 공격자에게 '어드밴티지'를 주자는 것이다. 득점을 높여야 인기도 높아진다.
전 서울 SKㆍ구리 금호생명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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