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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문화현장] <7>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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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문화현장] <7> 미술

입력
2010.12.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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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술 시장은 2008년부터 시작된 침체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서도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등 국제 미술행사가 한꺼번에 열려 세계 미술계의 시선이 한국으로 쏠리기도 했다. 한국일보사가 주최한 마르크 샤갈, 오귀스트 로댕 전 등 블록버스터 전시를 통해 거장들의 명작을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

침체 끝에 찾은 작은 희망

미술 시장은 침체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경매사들은 미술품뿐 아니라 가구 등 디자인으로 범위를 넓히며 시장 확대를 꾀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서울옥션의 올해 국내 경매 총 낙찰액은 304억원으로 지난해 257억원보다는 늘었지만, 경매 횟수가 지난해 13회에서 17회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치다. K옥션도 총 낙찰액은 지난해보다 약 30% 증가했지만, 메이저 경매 낙찰액은 156억원으로 지난해 185억원보다 감소했다.

6월에는 이중섭의 ‘황소’가 38년 만에 일반에 공개되며 경매에 나와 큰 관심을 끌었지만 35억6,000만원에 낙찰, 2007년 박수근의 ‘빨래터’가 세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인 45억2,000만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국국제아트페어 등 각종 아트페어 성적도 지난해를 밑돌았다.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이던 미술품 매매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가 2년 후로 다시 유예되면서 미술계는 그나마 한숨을 돌렸다. 작고 작가의 6,000만원 이상 작품을 거래할 때 매매 차익의 20%를 과세한다는 내용의 법안이다. 미술계는 힘들게 얻은 2년의 준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비엔날레의 해

9월 광주비엔날레를 시작으로 부산비엔날레와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가 동시에 개최돼 세계 미술계 인사들이 대거 한국을 찾았다. 30대의 이탈리아 출신 기획자 마시밀리아노 지오니 총감독이 이끈 제8회 광주비엔날레는 고은 시인의 시 ‘만인보’를 주제로 택해 이미지를 집중 탐구했다. 스펙터클한 설치 작품이 주를 이루는 최근 비엔날레의 경향과 달리 사진, 영상 작업을 집중적으로 선보인 광주비엔날레는 짜임새있는 구성과 신선한 접근으로 호평받았다.

‘진화 속의 삶’을 주제로 한 제6회 부산비엔날레는 51만5,000여명의 관람객을 기록하며 성황을 이뤘다. 현대미술전, 바다미술제, 부산조각프로젝트의 3가지 행사로 분리 개최하던 기존 방식을 하나의 전시로 통합했지만 전체적인 통일성 면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제6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미디어시티 서울’은 미디어아트의 기술적 특징과 가능성에 집중하기보다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미디어라는 매체의 특성을 살피며 한층 묵직해진 내용을 선보였다.

로댕의 열정, 샤갈의 마법

수준높은 블록버스터 전시들로 눈이 즐거운 한 해였다. 4월 30일부터 8월 22일까지 4개월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신의 손 로댕’전은 35만명의 관람객을 모아 국내 조각 전시 사상 최다 관람객 기록을 세웠다. 프랑스 파리 로댕미술관 소장품 180여점으로 꾸며진 이 전시는 ‘생각하는 사람’ ‘입맞춤’ ‘신의 손’ 등 로댕의 대표작을 모두 선보인, 국내 최초ㆍ최대 규모의 로댕 회고전이었다. 기존 회화 중심이던 블록버스터 전시에 새 바람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탄탄한 구성, 석고 원본 전시 등으로 내용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로댕전의 열기는 지난 3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막한 ‘색채의 마술사 사걀’전(내년 3월 27일까지)으로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국립마르크샤갈미술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등 세계 30여 곳의 유수 미술관 등에서 샤갈의 명작 164점을 모은 이 전시에는 개막 이후 17일밖에 지나지 않은 19일 현재 5만명의 관람객이 찾아왔다. 2004년 서울과 부산에서 열려 70만명이라는 국내 미술 전시 사상 최다 관람객 기록을 세웠던 샤갈 첫 회고전의 열풍을 재현할 조짐이다.

가장 한국적인 화가 고 박수근에 대한 일반의 관심도 입증됐다. 고인의 45주기를 기념해 5월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국민화가 박수근’전에는 4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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