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이르면 20일 연평도에서 실시할 사격훈련에 대해 "군사적 도발"이라며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는 북한은 이보다 훨씬 심한 도발성 사격훈련을 올해 이미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 1월 27일 북한군은 서해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향해 3차례에 걸쳐 100여발의 해안포와 자주포, 방사포 등을 무차별 발사했다.
백령도와 대청도 동쪽 NLL 인근 지역을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항행금지구역으로 선포한 지 이틀 만이었다. 북한이 NLL을 향해 해안포를 발사한 것은 처음이어서 당시 서해 긴장도가 급상승했다. 우리 군의 훈련은 북한 쪽이 아닌 연평도 서쪽 해상에서 실시될 예정인 데 반해, 북한은 당시 남쪽 우리 영해를 향해 사격을 가한 것이다.
특히 그 당시 북한군이 쏜 포탄 중 30여발은 NLL에서 북쪽으로 불과 2.7㎞ 떨어진 해상에 떨어져 큰 물기둥이 우리 군 진지에서 포착될 정도였다고 군은 전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측은 전화통지문을 통해 북측에 항의했지만, 북한군은 "우리 측 수역에서의 연례적인 사격훈련에 대해서는 누구도 논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서해상에서의 인민군 부대들의 포실탄 사격훈련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지금 북한은 이같은 상황은 제쳐 놓고 우리 영해에서 실시하려는 훈련에 대해서 잇단 '강력한 추가 도발' 발언을 하고 있다. 더욱이 당시 북한은 이튿날인 1월 28일 자신들이 선포한 항행금지구역에도 포함되지 않은 연평도 인근 NLL 쪽으로 해안포를 발사했다. 자기들 내키는 대로 최소한의 규정도 무시하고 남쪽을 위협한 셈이다.
지난 8월 9일 우리 군이 제2의 천안함 사건에 대비한 서해 사격 훈련을 실시했을 때도 북한은 130여발의 해안포를 남쪽으로 퍼부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우리 군은 경고만 하고 대응사격을 하지 않았는데, 북측은 지금 우리 측에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며 위협을 가하고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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