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입천장에 박힌 잔이빨들, 뾰족하다
저 아귀에 물리면 모든 罪가 아름답겠다
독사의 혓바닥처럼 날름거리는, 별의 갈퀴
하얀 독으로 스미는 죄가 나를 씻어주겠다
● 새벽. 담배를 피우며 별을 본다. 단순히 불을 숭배하는 게 아니라, 우주의 근원, 초월적인 우주의 에너지, 정의, 영적 깨달음, 정화 등의 상징적 의미로 불을 신성시한다는 조로아스터교를 생각한다. 경전을 읽을 때도 숨이 닿거나 침이 튀는 것을 불경스럽게 여겨 마스크를 쓴다는 조로아스터교도들. 침으로 불을 더럽히기 때문에 흡연자를 가장 혐오한다는 그들에게 미안한 새벽.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 자라투스트라는, 선악 두 원리를 ‘쌍둥이 영(twin spirits)’이라 명하면서도, 악한 영은 유일신과 그의 진리에 반항하는, 종속적인 존재에 불과하다고 설하지 않았던가.
담배 피는 내 그림자가 담배 연기 그림자로 풀려 나가는 것 같은 새벽. 죄가 나를 씻어준다니. 놀랍고 아름답고 깊구나. 그래 마음의 숫돌은 죄(罪)일지도 모르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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