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로의 동숭아트센터가 상속분쟁에 휘말렸다.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 박경호)에 따르면, 동화기업 창업주인 고(故) 승상배 회장의 자녀와 손자ㆍ손녀 등 11명은 지난 5월 승 회장의 미망인 김옥랑(65) 동숭아트센터 대표를 상대로 “동숭아트센터 주식 등 120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유류분 반환 청구소송을 냈다. 유류분이란 고인의 뜻과 상관없이 상속재산의 일정비율을 상속인들의 몫으로 인정하는 제도로, 김 대표가 승 회장한테서 유증받은 재산 가운데 일부를 돌려달라고 한 것이다.
국내 목재업계의 거목이었던 승 회장은 4남1녀를 둔 상태에서 아내와 사별한 뒤, 1972년 31살 연하였던 김 대표와 재혼해 살다가 지난해 5월 사망했다. 김 대표보다 세 살 많은 장남 은호(68ㆍ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 회장)씨를 비롯, 승 회장의 자녀들과 김 대표는 오래 전부터 불화를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에는 사망한 차남과 3남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족들이 원고로 참여했으나, 동화홀딩스 현 대표인 4남 명호(54)씨는 빠졌다.
아직 재판이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으나, 김 대표도 “미망인의 마지막 재산마저 빼앗으려 하느냐. 20년간 키운 동숭아트센터는 공익의 몫으로 남기고 싶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져 법정 다툼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84년 꼭두극단 ‘낭랑’을 창단해 공연계에 입문한 김 대표는 89년 500석과 200석 규모의 극장 2개와 예술영화 전용관을 갖춘 동숭아트센터를 열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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