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북한의 추가 도발 경고로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이, 미국과 중국이 각각 북핵 문제를 비롯한 6자회담 재개 문제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마무리했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17일 한반도 사태와 관련 사흘 동안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중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마쳤다. 주중 미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양측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실현의 중요성, 2005년의 9ㆍ19 공동성명 이행 복귀를 향한 다음 단계와 관련해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 대화 내용은 소개하지 않았다.
반면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모든 당사자가 협력해 긴장 고조를 막는 것이 급선무"라며 "6자회담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실현하는 유일하고도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6자회담 재개를 거듭 촉구했다.
양측에서 나온 성명과 논평을 보면 미국과 중국이 여전히 입장 차이를 드러내고 있지만 6자회담 재개 문제 등 한반도 위기를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상당한 교감을 이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미국 국무부는 16일(현지시간) 6자회담 재개 조건으로 ▦도발행위 중지 ▦역내 긴장완화 ▦남북관계 개선 ▦2005년 공동성명에 입각한 비핵화를 위한 조치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른 국제적 의무 준수 등의 5가지 원칙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베이징에서 고위급 회담을 마치고 서울을 방문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사는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미∙중간 협의 내용을 설명하고 북핵 문제와 6자회담 재개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한국과 미국은 9ㆍ19 공동성명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2ㆍ13 합의에 따른 비핵화 조치 실천은 물론이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을 북측에 강력하게 요구하기로 했다. 이런 조치들을 하지 않을 경우 6자회담 재개는 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핵 개발 문제에 대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화가 이뤄진다면 이것은 오히려 북한의 핵 활동을 용인해주는 격이 될 것이라는 데 한미가 같은 입장을 보였다"며 "이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 없이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