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강행 처리 이후 정부 여당과 갈등을 빚고 있는 불교 조계종은 17일 전국 교구본사 주지회의,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 회의, 원로회의, 중앙종회 연석회의를 잇달아 열고 정부 여당 관계자의 사찰 출입 금지를 비롯해 4대강 반대, 템플스테이 예산 거부, 불교에 대한 규제 반대 등 기존 강경 대응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이날 총무원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서병수 최고위원 등이 지난 16일 화재 피해를 당한 부산 범어사를 방문해 주지 정여 스님과 점심을 같이 한 데 대해 “범어사의 대응은 부적절했다”고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승 스님은 “정부 여당이 종단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사찰 단위의 접촉을 시도할 것인데, 이를 물리치지 못하면 우리는 오합지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정여 스님은 “경황이 없는 중에 발생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었다. 종단의 지침을 엄수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참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승 스님은 또 “개인과 특정 본ㆍ말사의 이익이 아니라 종단 이익을 위해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며 종단 차원에서 결의한 조치를 지킬 것을 독려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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