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거짓말 수능’ 논란을 빚은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EBS 수능 교재 연계 대책으로 내년 수능에서는 연계 대상 교재수를 줄이고 문항을 쉽게 출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실패한 수능’임을 교과부가 자인한 셈이다.
교과부는 또 취업률이 좋고 재정 건전성 등이 우수한 전문대 20곳을 선정해 세계적 수준으로 키우는 한편 4년제 대학 중에서 2015년까지 세계 30위권의 초일류 대학(원)을 배출하는 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대통령 소속 상설 행정위원회로 개편돼 내년 4월 출범한다. 이렇게되면 교육과학기술부의 과학 업무는 사실상 분리된다. 관련기사 3면
교과부는 17일 청와대에서 이런 내용의 새해 업무계획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주호 장관은 올해 수능의 EBS 연계 논란과 관련, “내년에는 연계 대상 교재 수를 줄이고 문항을 복잡하게 변형 또는 응용하는 연계 방식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수험생 부담 완화 차원에서 문제를 쉽게 출제하겠다는 의미이지만, 올해도 교과부는 같은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않았다.
교과부는 또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위 20개 전문대를 세계 수준의 전문대(WCC:World Class College)로 키우는 사업을 신설하기로 했다. WCC 사업에 선정된 대학엔 교원충원율 기준, 대입 정원외 모집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자율성이 확대되고 학생들이 특정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자동으로 국가자격을 주는 시스템이 시범 도입된다. 그러나 이 방안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4년제 대학의 경쟁력도 높이지 못하면서 느닷없이 세계 수준의 전문대 육성 방안을 내놓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적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 A대의 한 보직교수는 “전문대가 가장 시급한 것은 내실화”라며 “국내에서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는데 2,600억원을 쏟아부어 세계 수준의 전문대 20곳을 만들겠다는 것은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교과부는 이와함께 3,159억원의 예산을 들여 특성화고 학생 전원에 장학금을 지급하는 한편 저소득층 성적우수 장학금(1,000억원), 전문대 우수학생 장학금(96억원) 등을 도입키로 했다. 특성화고를 취업중심의 ‘명품 직업학교’로 키우고 현재 16.7%에 불과한 취업률을 2013년까지 50%로 올린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공교육 경쟁력를 위해 중1ㆍ고1 과목 수를 10~13개에서 8개로 축소하고 맞춤형 수업을 하는 교과교실제 적용 학교를 내년엔 1,0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들어 있다. 이런 방안 또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취업중심의 특성화고는 구체적 실현 방안 없이 취업률 목표만 제시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또 과목수 축소 방안 등도 이미 발표됐던 내용의 재탕이다.
과학분야의 경우 국과위는 국가과학기술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각 부처 주요 계획을 종합해 국가 연구개발(R&D)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총괄 관리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10년 후 대학 입학생이 반으로 줄면 어떻게 될지 등을 염두에 두고 교육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