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의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 도입 방안에 대해 케이블TV 업계는 즉각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신문업계도 방송의 광고시장 잠식을 우려하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국내 최대 케이블TV 단체인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길종섭)는 방통위의 신년 업무보고 내용에 대한 보도가 나오자 “지상파 방송사의 MMS 도입은 유료방송에 대한 사형선고”라는 강경한 반응을 내놓았다. 지상파 방송사, 지상파 계열 채널사용사업자(PP)가 방송광고시장의 78%를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MMS 진출은 케이블TV 업계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홍명호 케이블TV방송협회 정책국장은 “압축기술의 발전으로 방송대역이 새로 생기면 이는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기존 방송시장의 사정을 감안해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국장은 “지상파 방송사가 MMS까지 진출하면 미디어 시장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며 “신문사, 통신사 등 모든 매체와 플랫폼 사업자들과 협력해 지상파 MMS 도입 시도를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업계도 반발하면서 방통위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종편 예비사업자인 신문사들은 내심 불안해하고 있다. 신문협회의 한 관계자는 “지상파 MMS 도입은 한정된 광고시장에서 방송 쏠림 현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며 “신문이 살아남기 힘든 상황을 만드는 일방적인 (지상파 방송에 대한) 특혜정책이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문협회는 내부 논의를 거쳐 20일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KT와 SK텔레콤 등 통신사업자들은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속내는 불편하다. IPTV가 마땅한 수익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 (밝힐 수 없는) 우리 사정 잘 알지 않느냐”며 여운을 남겼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