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대형주를 사고, 2월에는 중소형주로 갈아타라.' 달력이 넘어가면 투자 전략도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른바 '캘린더(달력) 효과'이다. 16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산타랠리'나 '서머랠리' 등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연중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뀌는 일정한 주가 흐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확인됐다.
예컨대 12월에 대형주 수익률이 시장 수익률을 상회할 확률은 10번 중 7번 꼴이었으나, 2월엔 승률이 30%로 떨어진다. 반면 소형주는 12월 수익률이 시장 평균보다 3.79%포인트나 뒤처지지만 2월에는 평균 수익률이 시장 수익률보다 3.48%포인트 높다. 신일평 연구원은 "투자성과를 정리하는 연말에는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성격을 띠고, 연초에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보다 공격적으로 수익률에 베팅하는 경향이 있다"며 "연말연초 대형주-소형주의 양극화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시기적 특성에 따라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인 7,8월은 소형주보다 대형주 투자에 적합한 시기이다. 휴가 동안 주식투자도 쉬어가게 되는 까닭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소형주 비중을 미리 줄이면서 소형주 하락폭이 커지기 때문. 다만 대형주는 연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연말마다 중요한 투자전략으로 떠오르는 배당투자의 적기는 8, 9월. 12월 결산법인의 배당이 결정되는 건 12월이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고배당주를 한발 앞서 선매하다 보니 일반적인 예상보다 주가가 빨리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배당지수도 8, 9월에 코스피 대비 0.5%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을 냈다.
하지만 이 정도의 투자전략은 누구나 공유하는 것인 만큼 '캘린더 효과'를 맹신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신 연구원은 "1월 효과가 1980년대까지 미국 증시에서 유효했으나, 투자자들이 적극 활용하면서 90년대에는 12월로, 2000년대 들어선 11월까지 앞당겨졌다"며 "캘린더 효과가 나타나는 원인과 배경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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