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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술 푸는' 12월, 현명하게 마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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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술 푸는' 12월, 현명하게 마시려면

입력
2010.12.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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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은 ‘술 푸는’ 달이다. 보내야 할 게 뭐 그리 많은지 한 달 내내 송년회다. 젊은 층에서는 건강을 생각해 술자리 대신 문화행사나 가벼운 칵테일 파티로 송년회를 대신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정작 술을 피해야 할 중장년층은 여전히 술로 한 해를 마감한다. 연말연시 통과의례처럼 마셔야 하는 술, 현명하게 마시는 방법은 없을까?

피할 수 없다면 요령 있게

연말 술자리가 갑자기 잦아지면 한 달 새에도 몸무게가 3~4㎏ 이상 쉽게 늘어날 수 있다.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 활동량이 적은데다가, 안주 등으로 칼로리 섭취가 많아져 체중이 쉽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적정 음주량은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하루에 성인의 남성의 경우 알코올 2단위, 여성은 1단위, 노인은 0.5단위로 본다. 알코올 1단위는 알코올 12g으로, 소주로는 1잔(50㏄), 맥주는 1캔(320㏄), 위스키는 1잔(30㏄), 막걸리는 1대접(200㏄)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 기준으로 하루 5단위 이상 술을 마시면 폭음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기준을 밑도는 적정량을 마셨어도 하루 술자리를 했으면 다음 술자리까지 적어도 2~3일은 간격을 두어야 한다. 심재종 알코올전문 다사랑한방병원 원장은 “알코올 5잔 이하를 해독하는 데에는 하루면 충분하지만 음주가 연달아 이어지면 2~3잔이라도 누적효과가 나서 만성피로와 위장장애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빈속에 마시는 술은 더욱 위험하다. 술자리는 대개 일과가 끝나자마자 시작돼 식사를 소홀히 한 채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공복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 흡수 속도가 빨라지고 혈중 알코올 농도도 급격히 상승한다. 술을 마신 뒤에도 신체 균형을 깨뜨리고 위 점막을 자극해 위염이나 위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술을 마시기 전에는 우유, 치즈, 달걀, 생선, 고기 등 고단백질 음식을 먹어 알코올 흡수 속도를 늦추고 위장에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또한 술은 가급적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최다혜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소주 한 병을 30분 동안 마시는 것이 소주 두 병을 2시간 동안 마시는 것보다 더 해롭다”며, “술 마시는 속도를 늦추면 늦출수록 뇌세포에 전달되는 알코올의 양이 적어져, 간이 알코올 성분을 소화시킬 수 있도록 충분히 여유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폭탄주는 더 좋지 않은데, 특히 맥주와 양주 폭탄주는 그야말로 폭탄이나 다름없다.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양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는 술의 향과 색깔을 내기 위해 넣은 각종 화학 첨가물들이 서로 반응해 쉽게 취하고 두통 등 숙취를 남긴다”고 말했다. 폭탄주는 알코올 도수가 10~15도 가량 되는데, 이는 알코올이 위장과 소장에서 가장 빠르게 흡수되는 상태다. 폭탄주가 빨리 취하는 것은 맥주에 섞여 있는 탄산가스가 소장에서 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폭탄주는 위장장애나 급성 위염, 간 장애 등을 일으킬 확률이 다른 술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술을 마실 때 담배는 독약이다. 술을 마실 때에는 간에서 요구하는 산소의 양이 늘어나는데, 이 때 담배를 피우면 산소가 결핍돼 몸에 더 해롭다. 또 담배가 뇌의 중독 관련 부위를 자극해 술을 더 마시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이밖에도 담배와 술은 서로의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한다. 담배는 체내 알코올 흡수를 촉진하고, 알코올은 니코틴을 녹이고 피를 빨리 돌게 해 서로의 흡수를 돕는다.

숙취 해소하는 특효약은 없다

술 마신 직후에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심장발작을 일으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반사신경과 판단력이 떨어져 상처를 입거나 남을 다치게 할 수 있다.

사우나도 좋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알코올이 이뇨작용을 일으켜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우나까지 하면 땀이 무리하게 배출되기 때문이다. 술 깬다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뇨작용이 있는 커피도 탈수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위험하다.

음주 후에 찬바람을 쐬는 것도 금물이다. 술로 인해 오른 체온을 떨어뜨려야 좋을 것 같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의 자극으로 피부혈관이 확장되고 체온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럴 때 찬바람까지 쐬면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호흡기 질환 등에 걸리기 쉽다.

이맘때면 숙취해소제 광고가 기승을 부리지만, 사실 숙취를 완벽하게 해결해주는 특효약은 아직 없다. 다만 술을 마신 후 잠자기 전에 포도당이 많이 함유된 죽이나 누룽지를 먹어두면 다음날 숙취가 덜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숙취해소용 음료의 효능은 의학적으로 확실히 증명된 바가 없으며, 효과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숙취도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

흔히 과음한 다음날 얼큰한 해장국으로 해장하면서 땀을 빼는 방법으로 숙취를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매운 짬뽕, 라면, 감자탕, 뼈해장국 등과 같은 해장음컥?나트륨 함량이 높고 자극적이어서 숙취 해소는커녕 오히려 위장장애를 일으키고 체중만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윤철수 비만치료전문 윈클리닉 원장은 “콩나물국이나 북어국 등과 같이 담백한 해장음식이 숙취해소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고, 우롱차나 녹차를 많이 마시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우롱차나 녹차는 이뇨작용이 있어, 음주 후 소변을 통해 알코올 성분과 노폐물을 배출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구기자차는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간세포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억제해 비만인 사람에게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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