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항소심서 무기징역으로 감형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 김용빈)는 15일 여중생 성폭행 살인범 김길태(33)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전자장치 부착에 대한 항소는 기각하고 20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해야 한다는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사형 선고는 불특정 다수를 무자비하고 계획적으로 살해하는 등 수형자가 살아 숨 쉬는 것 자체가 국가나 사회의 가치와 존립할 수 없는 한에서만 선고해야 한다"며 "언론을 통해 지나치게 많이 보도되면서 형성된 엄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원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계획적 살인이라기보다는 피해자의 반항 등에 의한 우발적인 범행으로 판단되고, 피고인이 살인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으며 생명권 박탈이 한 사람에 국한된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감형 선고에 대해 김길태가 성폭행한 뒤 살해한 이모(13)양 가족 측은 "결코 납득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검찰도 "피해자 반항 등에 의한 우발적 범행이라는 법원 판단을 수긍하기 힘들다"며 "상고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