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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전의 문화재 다시보기] <62> 서산 마애삼존불(磨三崖尊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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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전의 문화재 다시보기] <62> 서산 마애삼존불(磨三崖尊佛)

입력
2010.12.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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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군 운산면 용현리 산2-10번지 자연암벽에 새겨져 있는 불상이 국보 제84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서산 마애삼존불이다. 마애불이란 잘 알려진 대로 바위에 새겨놓은 부처님을 통틀어 말하고 있다. 돌로 제작되면 석불, 나무로 제작되면 목불이라고 하고 금속으로 만들면 재료에 따라 철불, 동불로 불리는 것이다. 동으로 만든 불상에 도금을 하면 금동불로 부르게 된다.

이 마애불이 발견된 것은 1959년의 일이다. 당시 국립부여박물관 홍사준 관장이 학계에 보고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홍 관장은 이 마애불 앞으로 흐르고 있는 강당천(講當川)계곡을 따라 상류 약 2km 거리에 있는 보원사 터에 당간지주, 석탑, 탑비 등 유물이 많이 남아있어 이들을 조사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보원사 터에 남아있는 문화재를 조사하면서 당시 몇 가구 되지 않는 마을 사람들에게 수소문해서 발견하게 된 것이다. 불상이나 또 다른 석물을 본 것이 있는지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 그 가운데 나이 지긋한 사람이 산에 나무하러 다니는 곳의 바위 벼랑에 웃고 있는 산신령이 조각되어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함께 간 곳에서 이 삼존불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마애삼존불을 본 홍사준은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학계에 알려져 있지 않은 마애불 그것도 삼존불(三尊佛)이 환한 웃음으로 자신을 맞이하는 느낌을 받았고 이 사실을 당시 불상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동국대학교 황수영 교수에게 즉시 알렸다. 소식을 들은 황 교수는 황급히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렇게 되어 이 마애불이 6~7세기에 조각된 백제의 마애불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홍사준 관장은 부여에 살면서 자타가 마지막 백제인이라고 할 만큼 백제연구에 일생을 바친 사람이다. 틈만 나면 백제유적 유물을 찾아 다녔고 그 결과 이 마애불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백제의 혼이 이 마애불을 찾게 한 것이라고 생전에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이 마애불은 가운데 불상이 본존불로 석가여래입상(높이 2.8m)이며 본존불의 우측에는 과거불인 제화갈라보살입상(높이 1.7m)을 새기고 좌측에는 미래불로 미륵보살반가상(높이 1.66m)을 새겨 삼존불을 이루었다. 1962년 국보 제84호로 지정하고 1965년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에서 불상 보호를 위한 건물인 보호각을 설치해 비바람과 겨울의 동파를 방지하도록 조치했다.

이 마애불의 주존불은 해가 뜨고 넘어갈 때까지 비치는 햇빛에 따라 웃는 모습이 천차만별로 다르게 보여 이를 본 사람들은 ‘신비의 미소’라고 했고 이를 바로 ‘백제의 미소’라고 했다. 그러나 보호각을 설치한 후부터 통풍문제와 햇볕차단으로 습기에 곰팡이까지 생겨나고 더구나 ‘신비의 미소’가 사라졌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드디어 2006년 보호각의 벽면을 제거하고 지붕부분만 남겨 햇볕을 직접 받도록 했다. 그리고 2007년 12월 보호각을 완전 철거해 지금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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