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전 미국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국장)는 14일 북한이 한국을 잇따라 공격하는 것은 대북 정책을 햇볕정책으로 되돌리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차 교수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조찬 강연에서"북한의 무력 도발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크게 반대하기 때문"이라며"이명박 정부가 지금의 대북정책을 포기하고 햇볕정책으로 복귀하기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햇볕정책 10년 동안 북한은 안심하고 있었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 조건부 호혜주의를 채택, 지원을 하지 않자 최근 1년 동안 공격성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차 교수는 또 "미국은 북한이 김정일의 후계자인 김정은에게 혁명적 정당성을 부여하고 강력한 지도자의 신화를 창조하려고 한국을 공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차 교수는"가장 걱정되는 가설은 북한이 스스로 핵을 보유한 강국으로 착각하고 도발에 대해 미국이나 한국이 보복할 수 없다고 믿는 것"이라며 "이 경우 북한이 더 강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려면 한국과 미국의 군사훈련과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을 통해 북한을 움직이도록 하는 미국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체제와 관련, 차 교수는 "이데올로기, 개혁, 세대적 딜레마 때문에 젊은 북한 지도자가 실질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북한이 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이는 동시에 정치적 통제를 무력화하는 것이라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차 교수는 "미국은 교역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만으로 FTA를 맺지 않았다"며 "이번 FTA는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아시아를 떠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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