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당황하지 않고 멋지게 대응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K_9자주포로 대응사격에 나섰던 해병대 포7중대 정병문 병장은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적의 기습공격에 정 병장이 사수하던 K_9자주포가 고장이 나 표적을 수동으로 조준해 사격하던 터였다. 그는 “뒤에선 불이 붙어 화끈거리고, 포 반장은 얼굴에서 피를 흘리며 뭐라고 외치는데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며 “하지만 다른 부대원들의 사격에 보탬이 되고, 적에게 우리가 강하다는 걸 알리고 싶어 한 발이라도 더 쐈다”고 말했다.
해병대사령부는 14일 연평부대의 전투상황을 담은 장병 12명의 체험 수기를 공개했다. 현재 초안 상태인데 나머지 장병들의 수기까지 모두 합쳐 군내 교육용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당시 총 6문의 K_9 중에 정 병장이 속한 3포의 반장이었던 김영복 하사는 “맞고 당할 수만 없어 억울하고 분노에 차올라 신속히 탄을 준비해 반자동 임무로 사격에 가담했다”며 “솔직히 무섭기도 했지만 포 반원을 살리고 싶었다”며 전우애를 드러냈다.
K_9 대응사격을 지휘했던 7중대장 김정수 대위는 “적의 기습 포격으로 타격을 받았지만 목숨을 걸고 서로 챙겨가며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임무를 수행해 준 중대원들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적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모조리 가루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전입 3개월이던 의무병 강병욱 이병은 “적의 포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살고 싶었지만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에 ‘모두 대피하라’는 방송도 무시한 채 환자를 치료했다”며 “하얀 천으로 덮여 있는 고 문광욱 일병을 구급차에 실을 때는 살리지 못한 죄책감뿐이었다”고 당시의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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