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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만 가는 조손 가정, 7만 가구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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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만 가는 조손 가정, 7만 가구 육박

입력
2010.12.1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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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부모와 사는 박모(12)군. 박군의 부모는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만나 그를 낳았다. 이혼한 아버지는 지금도 병원에 장기 입원 중이다. 아버지가 가끔 퇴원할 때는 집에 들어가지 않는다. 할머니는 뇌졸증에 걸린 할아버지 병간호를 하기도 벅차다. 그래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아본 기억이 없다.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손자ㆍ손녀를 키우는 조손가족 손자녀의 절반 정도가 경제적 문제로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하는 등 꿈을 잃은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가 65세 이상의 조부모와 만 18세 이하의 손자녀로 구성된 전국 5만1,852가구 중 1만2,750가구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 중학생은 53.7%, 고등학생은 54.2%만이 졸업 후 상급학교 진학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절반 가량의 학생들은 가정 형편 문제로 ‘학교 공부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들 조손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59만7,000원으로 2인 가족 최저생계비(85만8,000원)에 턱없이 부족했다.

조부모 10명 중 7명 가량은 건강 이상으로 아이 양육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6개월 이상의 만성질환 환자가 전체 조부모의 40.8%에 이르고, 잦은 질병을 가진 경우도 33.1%에 달했다. 이에 따라 조부모들은 손자녀 양육 시 애로사항으로 전체의 66.2%가 경제적 부담을 첫손 꼽았다. 이어 ‘아이 생활 및 학습 지도 문제’(11.5), ‘아이 장래를 준비해 주는 문제’(10.0%) 등이었다.

하지만 이런 조손 가정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조손가구는 1995년 3만5,194가구에서 2000년 4만5,255가구, 2005년 5만8,101가구였고, 올해에는 6만9,175가구로 급증했다. 이들 가구의 53.2%는 ‘부모의 이혼 및 재혼’ 때문에 조손가정이 됐고, ‘부모의 가출 및 실종’(14.7%), ‘부모의 질병 및 사망’(11.4%), ‘부모의 실직 및 파산’(7.6%) 등이 뒤를 이었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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