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은 15일 향후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물리력을 동원한 쟁점법안 처리를 강요할 경우 이를 거부하는 것을 포함한 국회 폭력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강행 처리에 동참할 경우 2012년 19대 총선 불출마까지 각오하겠다는 의견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경필, 구상찬, 김성식, 김세연, 정태근, 홍정욱 의원 등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나누고 16일 자신들의 뜻에 동참하는 초ㆍ재선 의원 20여명의 서명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한 참석자는 "14, 15일 양일간 예산 파동과 관련해 지도부를 탓하기에 앞서 예산안 강행처리, 쟁점법안 끼워넣기 처리, 서민예산 삭감을 막지 못한 우리 자신의 잘못부터 반성했다"면서 "앞으로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물리력을 동원해 주요 법안의 국회통과를 강요한다면 이를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일부 의원들은 강행처리에 동참할 경우 차기 총선에 불출마할 각오를 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며 "당내 개혁 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보다 강경하고 분명한 입장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예산 파동에 대한 책임 전가 등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이기 보다 향후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할 경우 총선 불출마 등의 배수의 진을 치고 강행 처리를 거부하겠다는 '결기'를 당 지도부에 전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당이 계속 청와대에 끌려 다니는 모습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는 셈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정두언 최고위원은 "논의 초반에는 참석했지만 예산 파동의 책임이 있는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부적절한 자리라고 판단해 도중에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민본21'도 이날 회동을 갖고 지도부 책임론 제기에 앞서 자성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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