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중독 막기 위해 새벽 이용 제한 등 추진"산업 발전엔 악영향 우려"
정부가 온라인 게임에 셧다운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셧다운제란 장시간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일정 시간 게임을 강제 차단하는 조치를 말한다.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고, 타격이 크다는 게 업계 반발이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가 최근 게임산업진흥법과 청소년보호법 개정을 통해 셧다운제를 도입키로 확정했다. 문화부의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은 16~18세 청소년은 본인이나 친권자가 게임 차단 시간을 정해서 온라인 게임업체에 통보할 경우 이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또 여성부가 제안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은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밤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 모든 온라인 게임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해당 법 개정안이 내년 초 국회를 통과하면 16세 미만 청소년은 심야부터 새벽까지 온라인 게임을 이용할 수 없고, 16~18세 청소년은 본인 또는 부모가 정한 시간에만 온라인 게임을 이용할 수 없다. 정부에서는 그만큼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자발적으로 피로도 시스템을 도입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법을 정해 강제 차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피로도 시스템이 적용된 게임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게임 속 캐릭터가 느리게 움직여 장시간 진행할 수 없다.
특히 청소년 게임 비중이 높은 넥슨, 네오위즈게임즈 등은 셧다운제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게임업계 전반적으로 찬물을 끼얹는 조치로, 게임 개발 열기를 저해할 것이란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셧다운 제도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규제"라며 "업계에서 충분히 자율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강제 규제를 한다면 게임 산업 발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게임에 셧다운제를 도입한 단 한곳도 없다. 태국이 2003년 밤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막는 셧다운제를 도입했으나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2005년 폐지했다.
나아가 업계에선 온라인 게임의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셧다운제를 실시할 경우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온라인 게임은 해로운 것이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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