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강력 반대하는 '부유층 포함한 감세안'을 지지해 줄 것을 재차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부유층에 감세 혜택을 줄 여유는 없지만, 중산층이 정쟁의 볼모가 돼서는 안된다"며 공화당과의 감세 타협안이 불가피했음을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민주당의 많은 친구들이 부유층 감세에 불편해 하는 것은 알고 있으나 중산층 강화와 경기회복을 위해 의원들이 올바르게 행동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기자회견장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예고 없이 등장해 더 관심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자 이날 클린턴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파문을 진정시킬 방안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례적으로 클린턴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오는 장면을 연출한 것도 감세안이 국가경제를 위한 초당적 타협안이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당파적 눈으로 보면 완벽한 초당적 법안은 있을 수 없다"며 "이번 안이 국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을 적극 거들었다.
클린턴은 오바마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파티를 이유로 자리를 뜬 뒤에도 계속 남아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감세안에 대한 의회의 진통은 계속됐다. 상원에서는 무소속의 버니 샌더스 의원이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무려 8시간37분 동안 한번도 쉬지 않고 "감세 연장안은 최선이 아니다"며 반대 연설을 해 화제를 낳았다.
샌더스 의원이 장시간 연설하는 동안 의원들은 대부분 자리를 떠났지만, 트위터 등에서는 연설을 듣기 위한 네티즌이 폭주했다. 상원의 비디오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저녁 연설을 마친 뒤 "지쳤다"며 의사당을 떠났다. 미 의회의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은 스트롬 서먼드 상원의원이 1957년 민권법 통과를 반대하며 연설한 24시간18분이다.
민주당 하원은 타협안에 대한 수정이 없으면 법안 상정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원과 달리 민주당 상원은 14일 중 감세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어서 하원과 어떻게 법안 조율에 나설지 주목된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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