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홍성흔(33)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걸물이다. 하지만 늘 2인자였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10년간 몸담았던 두산에서는 1년 선배 김동주에게 가렸고, 지난해 롯데로 옮긴 뒤로는 이대호(28) 다음이었다.
홍성흔은 성적에서도 2인자였다. 올해까지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타격 2위를 기록했다. 홍성흔은 "아마도 이것도 세계기록일 것"이라며 웃었다. 또 올해는 시즌 막판 손등 부상 때문에 타율 타점 홈런 장타율 4개 부문에서 이대호에게 타이틀을 내주고 2위에 자리했다.
홍성흔이 만년 2인자 아쉬움을 떨치고 가장 빛난 자리에 섰다. 홍성흔은 11일 코엑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0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지명타자 부문에서 총 373표 가운데 344표를 받아 이대호(343표)를 1표차로 제치고 최다득표의 영예를 안았다. 홍성흔은 김현수(두산)와 함께 3연 연속 수상의 기쁨도 누렸다. 홍성흔의 개인통산 황금장갑은 5번째.
타율 3할5푼에 26홈런 116타점 88득점이라는 걸출한 성적표를 받은 홍성흔의 수상은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대호를 누르고 최다득표까지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홍성흔은 그러나 실력 이외에도 탁월한 스타성과 개그맨 뺨치는 말재주 등으로 강하게 어필했다.
홍성흔은 "큰 상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한다. 롯데가 우승에 목말라 있는데 양승호 감독님과 함께 (우승)하고 싶다"고 운을 뗀 뒤 "아내 덕분에 이 자리에까지 올라왔다.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모든 공을 아내에게 돌렸다.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는 3루수 부문에서 최정(29표ㆍSK)을 여유 있게 따돌렸고, 류현진(한화)은 투수, 조인성(LG)은 포수, 최준석(두산)은 1루수, 조성환(롯데)은 2루수, 강정호(넥센)는 유격수, 김현수 이종욱(두산) 김강민(SK)은 외야수 부문에서 황금장갑을 손에 끼었다.
2표차로 박경완(SK)을 제친 조인성을 비롯해 최준석 강정호 김강민 4명은 생애 첫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구단별로는 롯데와 두산이 3명을 배출했으나 삼성과 KIA는 빈손에 그쳤다. 한편 페어플레이상은 KIA 양현종에게 돌아갔다. 양현종은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또 한국스포츠사진기자협회가 선정한 골든포토상은 양준혁(전 삼성)이 수상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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