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없는 은반엔 '도토리 키 재기'뿐이었다. 2010~11시즌 '피겨퀸'을 뽑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시니어 여자대회가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끝났다.
최고점은 알리사 시즈니(미국)의 180.75점. 그는 쇼트프로그램 63.76점(1위)에 이어 11일 프리스케이팅에서 116.99점(3위)을 보태 생애 처음으로 그랑프리 파이널 정상에 등극했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그랑프리 시리즈 성적 상위 6명이 출전해 시즌 챔피언을 뽑는 대회다. 세계랭킹 1위이자 '올림픽 챔피언' 김연아(20ㆍ고려대)는 2006~07시즌 시니어 데뷔 이후 지난 시즌까지 그랑프리 파이널에 빠지지 않고 나가 2008~09시즌 2위를 제외하고는 전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월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과 3월 토리노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로 2009~10시즌을 마친 김연아는 휴식 후 내년 3월 도쿄세계선수권 출전으로 활동을 재개하기로 했다. 여기에다 김연아와 라이벌 구도를 이뤄 온 아사다 마오(일본ㆍ세계랭킹 6위)마저 그랑프리 시리즈 부진으로 파이널 출전 기회를 놓치면서 일찌감치 맥 빠진 파이널로 전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시즈니가 유일하게 180점대를 넘었고,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부터 5위까지는 전부 170점대에 머물렀다. 6위 레이철 플랫은 127.57점. 특히 지난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은메달에 밴쿠버올림픽 5위에 올랐던 안도 미키(일본)는 173.15점으로 5위에 그쳤다. 김연아가 밴쿠버올림픽에서 올린 228.56점에는 크게 못 미치는 점수 분포다. 김연아의 지난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금메달 점수도 188.86점으로 시즈니보다 8점 이상 높다.
아사다의 끝없는 추락으로 전전긍긍하는 일본 여자피겨는 16세의 샛별 무라카미 가나코가 178.59점으로 동메달을 따면서 그나마 희망을 확인했다. 무라카미의 약진으로 아사다는 내년 3월 세계선수권 출전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일본 여자피겨에는 3장의 출전권이 배정돼 있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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