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2일 “한나라당이 ‘형님 예산’과 영부인 관련 예산을 끼워 넣고 서민 복지 예산을 누락시켰다”고 주장하면서 여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손학규 대표는 서울광장에서 ‘100시간 천막농성’을 이어가면서 대여 비판 여론 확산에 주력했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지역구 예산 증액을 ‘형님 예산’으로 규정,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날치기 과정에서 증액된 형님예산이 1,600억원에 달한다”며 “이 돈으로 일자리 1만6,000개를 만들고 전국 5만여 경로당에 월 30만원씩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었는데 형님예산을 주려고 날치기를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은 형님공화국”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또 한식 세계화 관련 예산 50억원이 추가된 부분을 거론하면서 “민생과 무관한 영부인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전병헌 의장은 “예결특위 때 민주당이 반대해 보류됐던 예산인데 한나라당이 영부인 눈치를 보며 날치기 과정에서 집어 넣었다”며 “정부가 50억원을 들여 뉴욕에 한식 식당을 세운다고 하는데 사회주의 국가도 아닌 대한민국이 운영하는 한식당을 세운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특히 박희태 국회의장,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국회부의장, 안상수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이주영 예결특위 위원장 등을 “을사오적에 필적하는 병인 오적”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민주당은 서민 복지 예산 누락에 대해선 대안도 제시했다. 우선 강행 처리 예산 중 실세 예산과 4대강 사업 예산인 3조860억원을 삭감해 이 돈을 무상급식, 영유아 예방접종, 초ㆍ중등교원 확충 등 일자리 창출, 지역균형발전 지원 등의 민생 예산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희태 의장, 이상득 의원), 이주영 위원장의 지역구 사업 증액 예산을 삭감하고, 한식 세계화 관련 예산은 결식아동 지원 예산으로 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13일 이 같은 내용의 예산 수정안 수용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또 8일 예산안과 함께 처리된 안건 중 친수구역특별법, 국립서울대 법인화법에 대해선 릴레이 토론회를 갖고 폐지 법안도 제출하기로 했다. 과학기술기본법과 과학비즈니스벨트법에 대해선 각각 국회법 절차 무시와 충청권 배제 문제를 지적하면서 개정안을 내기로 했다. 아랍에미리트(UAE) 파병 동의안도 졸속 처리됐다고 주장하면서 파병 철회 결의안을 13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은 서울광장에서 나흘째 장외투쟁을 벌였다. 낮에는 서명운동, 저녁에는 촛불집회를 가졌다. 12일 오후엔 날치기 규탄 걷기대회, 결의대회도 진행했다. 손 대표는 “이명박 정권은 예산안 날치기에 얼토당토않은 법을 끼워 넣으며 국민에게 선전포고를 했다”며 “국민의 눈을 가리고 입과 귀를 막아 독재 치하로 몰아넣고자 하는 무시무시한 음모가 이번 날치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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