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으로 북한과 직접 협상에 나섰던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북한의 예측불가능하고 불가사의한 행동들이 실은 철저히 계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10일 차 교수는 미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북한에 관한 5가지 오해'에서 북한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정리했다.
북한 사람들은 미쳤다?
북한 사람들은 이상할지 모르지만 미친 것은 아니라며, 게임에서 잃을 게 별로 없으면 모험을 시도하는 것처럼 '벼랑 끝 전술'은 북한 입장에서 충분히 합리적인 상황으로 그동안 상당한 결과를 얻어왔다고 분석했다. 북한 외교관들은 교육을 잘 받았으며, 캘리포니아산 포도주를 좋아하는 등 미국에 대한 이해가 깊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은 너무 어리고 경험이 없다?
김일성은 36세의 나이에 권력을 잡았고, 김정일도 30대 후반에 후계자로 지명된 점을 들며, 북한에서는 40~50년을 통치할 것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젊을 때 지도자로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권력승계가 실패한다면 개혁 능력을 갖추지 못한 때문이지 김정은이 20대 중반의 나이이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협상이 해결책이다?
협상이 위기를 막을 수 있으나 일시적 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합의를 이끌어내 지원을 받고도 결국은 합의를 깨는 게 반복된다는 것이다. 다만 선택의 여지가 없고 한반도 전쟁이 벌어질 경우 수십만명이 희생될 수 있기 때문에 협상밖에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이 열쇠다?
중국이 북한을 움직일 지렛대이긴 하지만, 적극적으로 힘을 쓰지 않는 것은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북한 정권 무너질 경우 굶주린 수백만명의 난민이 국경을 넘어오는 것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관련국들은 통일을 원치 않는다?
지금껏 아시아와 미국의 전문가들이 '통일은 너무 위험하다'고 봤으나 최근 점진적 통일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일본과 러시아 같은 국가들도 이제 현재 분단상태가 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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