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큰 국가 행사였던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가장 주목받은 우리나라 기업인은 단연 최태원 SK 회장이었다. 그는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의 12개 라운드테이블 중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의장(컨비너)을 맡아, 분과 보고서 작성을 총괄하고 회의를 주재했다. 컨비너 중 한국인은 최 회장이 유일했다. 그는 특히 이를 통해 시장 기반의 탄소가격제(Carbon Pricing) 도입, 신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에너지 장관 회의 정례화, 국제적인 민관 파트너십(International Public-Private Partnerships) 강화 등을 제안, 큰 호응을 얻었다.
사실 최 회장은 정유 회사인 SK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SK의 총수이면서도 석유를 대체할 신재생 에너지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 전제돼야 한다는 그의 철학 때문이다. 최 회장은 평소 "SK가 경영 활동을 통해 추구하는 궁극적 가치는 모든 이해 관계자의 행복이며, 이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가 함께 숨쉬며 생활하는 땅과 물, 공기 등 모든 환경도 건강하고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경영관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지난달 나온 환경보고서였다. 그룹 단위에서 구체적인 온실감축량과 녹색 투자 계획 등을 밝힌 보고서가 나온 것은 SK가 처음이다.
이 환경보고서는 ▦구성원 1인당 온실가스 감축량 ▦사업장 온실가스 감축량 ▦사회적 온실가스 감축량 ▦녹색경영정보 공개 확대 ▦사업장 친환경시설 투자 확대 ▦녹색 연구개발(R&D) 및 비즈니스 투자 확대 ▦협력회사 녹색상생 파트너십 구축 등 7개 핵심지표를 담고 있다.
SK는 먼저 2020년까지 녹색 R&D는 물론 스마트환경 및 신에너지 사업 분야 등에 8조7,000억원을 투자해 2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또 사업장에 친환경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2015년까지 에너지효율 개선 및 온실가스 감축과 오염방지 시설 등에 7,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SK는 이와함께 SK에너지,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12개 계열사의 본사 사옥 1인당 임직원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인 2.39톤을 오는 2015년까지 2.03톤으로 15% 낮추기로 했다.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2개 계열사 사옥의 전체 에너지 사용량을 근무하는 임직원 수로 나눈 것이다.
이를 위해 SK는 임직원이 장거리 출장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만큼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등의 '카본 뉴트럴'(Carbon Neutral)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발광다이오드(LED)조명 확대 등 건물에너지 효율화를 추진키로 했다.
SK 계열사 사업장이 1억원의 매출을 올릴 때마다 현재 발생하는 29.7톤의 이산화탄소도 2020년까지 20.5톤으로 30% 줄이기로 했다.
SK는 나아가 2020년까지 그린카용 배터리 양산, 박막태양전지 및 폴리실리콘 생산, 유-에코(U-Eco)시티건설 등을 통해 연간 3,000만톤의 사회적 온실가스를 감축키로 했다.
이어 SK는 현재 SK에너지, SK텔레콤, SK건설 등 5개만 하고 있는 환경 관련 보고서 발간, 대외평가 참여 등을 12개 주요 계열사로 확대키로 했다.
이번 환경보고서를 발간한 주체는 SK의 환경R&D위원회다. 환경R&D위원회는 최 회장의 경영화두인 저탄소 녹색경영을 경영에 접목하기 위해 지난해 발족한 그룹 단위 협의기구. 환경경영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인 환경보고서가 발간됨에 따라 SK는 각 사별로 환경보고서에 명시된 실천방안 등을 수립, 시행하게 된다.
SK 관계자는 "환경분야에 대한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번 환경보고서는 연도별 목표량과 이를 위한 세부실천 방안을 담았다"며 "이는 SK가 그만큼 의지를 갖고 지속가능한 녹색 경영을 해나가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