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바람이 세차게 불던 12일 충남 태안군 안면우체국에서는 뜻 깊은 추모식이 열렸다. 30년 전(1980년 12월12일) 한겨울 폭설에 한 통의 편지를 배달하다 순직한 고(故) 오기수 집배원을 기리기 위해 유가족과 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 이항구 체신노조위원장 등 우정본부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
오 집배원은 당시 대설주의보가 발효됐음에도 불구하고 30㎝가 넘는 눈길을 헤쳐가며 우편물을 배달하고 돌아오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진 채 동사했다. 한국일보(‘목숨과 바꾼 마지막 편지 1통’) 등 주요 신문과 방송은 오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뜻을 기리자는 내용을 보도했다. 또 초등학교 6학년 도덕교과서에도 이 내용을 다뤘고, 당시 체신부는 오씨의 순직을 기리는 추모비를 건립했다. 추모비에는 ‘한 통의 편지 위한 님의 정성 우리 온 가슴에 길이 남으리’라고 적혀있다.
남궁민 우정본부장은 “오 집배원을 포함해 현재까지 순직한 집배원 359명의 뜻을 가슴 깊이 새기자”고 당부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