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남매가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유산 일부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서울에 사는 조현애(56ㆍ여) 현욱(55ㆍ여) 재형(53) 재경(52ㆍ여)씨는 8일 경북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화를 걸어와 기부의사를 밝힌 후 3,000만원을 송금했다. 경북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유산을 기부한 가족은 이들이 처음이다.
경북 상주 출신인 네 남매는 "어머니의 산소가 있는 상주시 낙동면에 사는 독거노인 등 결손가정을 위해 써달라"고 모금회에 부탁했다.
네 남매가 기부한 성금은 7월 혈액암으로 투병하다 숨진 어머니 유순희(80)씨의 유산 중 일부다. 이들은 1960년 31세의 나이로 남편을 여의고 홀로 된 어머니 유씨가 평소 선행을 많이 하는 것을 보고 유산 일부를 사회에 기부키로 결심했다. 구체적인 사용처를 고민하던 이들은 이날 유씨와 유년시절을 보낸 상주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키로 하고 모금회에 연락하게 됐다.
조재형씨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사업을 하면서 홀로 남매들을 키우느라 고생도 많이 하셨다"며 "그런 가운데서도 좋은 일을 많이 하신 어머니의 뜻을 기리는 의미에서 사회에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네 남매는 학계와 의약계, 재계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최근 비리로 홍역을 치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날 기부로 연말 기부 분위기가 살아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경북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모금회는 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유산으로 기탁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이웃사랑실천의 한 방법으로 '행복한 유산기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18세 이상 사회기부를 염두에 둔 분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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