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준비, 고객 가치, 적기 투자'
구본무(사진) LG 회장이 내년 사업 계획 등에 골몰하는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건넨 세 가지 화두다. 미래의 변화를 남들보다 먼저 준비하고, 고객에게 혁신적 가치를 줄 수 있는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하며, 신성장 사업에 대해선 적기에 투자를 단행할 것을 주문했다. 삼성이 각 계열사의 사업 조정 및 중장기 발전 전략 등을 추진하기 위해 '미래전략실'을 신설한 데 이어 LG도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함에 따라 재계에 '미래'란 화두가 떠오르고 있다.
8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최근 한 달여간 각 계열사 CEO와 내년 사업 계획 및 전략 등을 논의하는 컨센서스미팅(CM)에서 이러한 세 가지 전략 키워드를 강조했다.
먼저 '미래 준비'는 경영 환경 변화 등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10년 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실제로 "미래 준비에 대한 속도를 높이고,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담대한 구상을 해 달라"는 것이 구 회장의 당부였다.
두 번째 메시지인 '고객 가치'는 그의 오랜 경영 철학에서 나온 것. 구 회장은 "고객가치 혁신은 품질, 납기, 고객의 사용경험 등 가장 기본적인 절대 가치에 소홀함이 없도록 기본을 충실하게 다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며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면 일순간 고객의 신뢰를 잃을 수 있고, 한번 잃어버린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스마트폰, 스마트TV,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고객에게 혁신적인 가치를 줄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주력,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선도하는 LG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 회장은 또 이러한 고객 가치 혁신을 실천하는 주체가 '사람'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면서, 임직원 모두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창의와 자율이 넘치는 조직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이 마지막으로 강조한'적기 투자'는 내년 경영 불확실성이 크더라도 과감한 투자를 지속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주력 사업으로 집중하는 분야는 물론 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3차원(3D) TV, LED조명, 태양광, 자동차용 배터리 등 LG가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코자 하는 분야에서 투자와 인재 확보 및 육성을 통 크게 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는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중인 분야에서 기술 우위와 시장 선점을 위한 연구ㆍ개발(R&D) 투자 그리고 이러한 사업을 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우수 인재의 확보 및 육성 등에 각 사 CEO가 과감히 나서라고 주문한 것이다.
LG의 CM은 각 사 CEO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책임 경영의 제도적 장치로, 올해로 22년째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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