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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음식 - '르생텍스' 주아노 대표와 마크로비오틱 전문가 이와사키씨의 요리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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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음식 - '르생텍스' 주아노 대표와 마크로비오틱 전문가 이와사키씨의 요리비법

입력
2010.12.0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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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푸드를 지향하는 프랑스 요리사와 건강식 바람을 일으킨 마크로비오틱 전문가가 한국의 유기농 식재료를 매개로 만났다. 서울 이태원동의 프렌치 비스트로(가정식) ‘르생텍스’의 벤자민 주아노 대표와 일본 요리사 이와사키 유카씨다. 이들은 8일 르생텍스에서 쿠킹클래스를 열고 정통 프랑스식과 마크로비오틱 스타일로 변형된 요리를 선보였다.

문화적 배경이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요리법은 물론 차이가 있다. 정통 프랑스식은 크림이나 버터를 많이 쓰고 기름지고 무거운 인상을 갖고 있지만, 마크로비오틱은 기름진 재료나 동물성 재료를 많이 쓰지 않는 건강식으로 꼽힌다. 그런데도 두 사람이 한 자리에 서게 된 것은 토산 식품을 사용한다는 원칙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식재료가 프랑스식과 마크로비오틱 요리로 탄생하는 과정을 비교해 보자.

개점 이후 10년 동안 주아노 대표가 지켜온 르생텍스의 정신은 슬로푸드다. 구체적으로 네 가지 특징을 꼽을 수 있는데 첫째는 지역주의. 주아노 대표는 “프랑스 요리를 하지만 치즈와 와인 등 최소한의 것만을 제외하곤 모두 국산 식재료를 쓴다”며 “이것이 건강에도 좋다”고 강조했다. 제철 식재료를 써서 계절음식을 만든다는 것이 두번째 특징. 또한 르생텍스는 퓨전 요리가 아닌 정통 프랑스식을 추구한다. 끝으로 가능한 한 가공조리된 재료를 배제하고 처음부터 직접 만드는 홈메이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마크로비오틱이란 커다랗다는 의미의 접두사 macro와 생명을 뜻하는 bios가 결합된 말로 통곡물처럼 재료를 통째로 먹는 것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일본에서 발원해 프랑스로 건너가 유행했다. “그래서 발음이 프랑스식(‘매크로바이오틱’이 아니다)”이라고 이와사키씨는 설명한다. 최근에는 마돈나, 톰 크루즈, 니콜 키드만 등 세계적 스타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널리 알려졌다. 이와사키씨는 마크로비오틱의 또 다른 특징으로 ▦음양의 조화를 이루듯 식재료 선택에 균형을 맞추고 ▦동물성 식품보다는 곡물 채소 콩류 해조류 발효식품 등을 주로 먹고 ▦너무 자극적인 향신료를 자제하는 것 등을 꼽았다.

그렇다면 두 가지 요리법은 어떻게 비교될 수 있을까. 정통 프랑스식인 코코트 모르네소스 계란, 마크로비오틱으로 변형된 모카 크렘브륄레를 먼저 살펴보자.

코코트 모르네소스 계란은 계란 반숙 위에 모르네소스를 얹어 먹는 전통적인 프랑스 브런치 메뉴다. 주아노 대표는 “이 메뉴의 핵심은 모르네소스”라며 “소스는 프랑스요리의 역사를 만들어온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중세 프랑스요리의 소스는 빵가루와 식초를 섞어 만들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찬에서는 소스 재료들이 따로 따로 분리돼 맛도 모양도 없어지곤 했다. 그러다 17세기 비샤멜 장군의 요리사가 버터, 밀가루, 우유를 섞어 소스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프랑스요리의 기본인 비샤멜소스다. 19세기에 탄생한 모르네소스는 여기에 치즈와 계란노른자를 섞은 것으로 더 진하고 무겁다. 주아노 대표는 “조리법은 프랑스식이지만 재료는 9, 10월 강원도에서 나는 능이버섯, 시금치 등 대부분 국내산을 썼다”고 덧붙였다. 특히 능이버섯은 향이 좋아서 프랑스에서 3대 진미 중 하나로 꼽히는 송로버섯을 훌륭하게 대체한다.

이와사키씨도 모카 크렘브륄레를 만들 때 비샤멜소스 조리법과 같은 방식을 쓴다. 하지만 들어가는 재료는 크게 달라서 흥미롭다. 비샤멜소스에 들어가는 버터 밀가루 우유 대신 카놀라유 통밀가루 리얼콩즙을 쓴다. 모두 건강에 좋은 식재료로 대체된 것. 이와사키씨는 “시중에 나와 있는 두유 중에는 첨가물이 들어간 것이 많아 까다롭게 골라야 한다”며 프리미엄 두유제품인 리얼콩즙(풀무원)을 고집했다. 또한 정제된 백설탕 대신 메이플시럽과 조청으로 단맛을 냈다.

메인 요리인 스테이크도 대조적이다. 프랑스식에서는 물론 소고기 안심이나 등심을 구워 먹지만 마크로비오틱 요리에서는 식물성 단백질인 두부로 대체된다.

주아노 대표는 “프랑스 스테이크의 포인트는 프라이팬에 고기를 익히는 도중 가끔씩 팬에 있는 녹은 버터를 고기 위에 끼얹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기를 조금 일찍 불에서 내려서 자기 온도로 조금 더 익도록 3~5분쯤 놔두었다가 먹는 것도 스테이크를 맛있게 요리하는 비법 중 하나다. 그런데 주아노 대표는 스테이크용 한우는 꼭 1++등급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1++등급 한우는 지방이 잘 섞여 있어 불고기용으로는 맛있지만 스테이크용으로는 질감이 떨어진다”며 “차라리 저렴한 1등급이나 1+등급을 선택하라”고 권했다.

이와사키씨는 두부 스테이크를 제안했다. 두부를 하룻밤 냉동했다가 다시 해동해 쓰는 것이 눈길을 끄는데, 이렇게 하면 물기가 빠져서 보다 고기 질감에 가까워진다. 송이버섯 양파 호두 등을 넣었으며 반죽이 잘 뭉치도록 연근을 갈아 넣었다. 이와사키씨는 “땅속 뿌리를 먹는 연근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기관지에 좋아 겨울철에 먹기 좋은 재료”라고 덧붙였다.

◆두부 스테이크

<재료> 4인분

찌개용 두부 1모, 백일송이버섯 200g, 다진 양파 150g, 연근 200g, 호두 35g, 쪽파 15g, 파슬리 8g, 다진마늘 20g, 통밀가루 15g, 빵가루 30g, 토판염 3g, 후추, 넛메그, 장식용 어린잎, 토마토 소스

<조리법>

1. 두부는 하룻밤 이상 냉동시켰다가 다시 해동한 뒤 으깬다.

2. 송이버섯을 비닐봉지에 넣고 나무공이로 두드려 부순다. 달군 프라이팬에 참기름 또는 올리브유를 넣고 버섯을 물기가 없을 때까지 볶고 간장으로 간을 한다.

3. 다진 양파를 역시 참기름에 볶고 짠 맛이 강하지 않은 토판염을 넣어 양파의 단맛을 살려준다.

4. 연근은 껍질째 강판에 갈고 호두는 크게 다진다. 쪽파 파슬리를 잘게 다진다.

5. 1~4의 재료, 마늘 통밀가루 빵가루 소금 후추 넛메그를 모두 섞고 4등분해 햄버거 패티 모양으로 반죽한다.

6. 팬에 참기름 또는 올리브유를 넣고 양면을 굽는다. 살짝 눌러봐서 탄력이 느껴질 정도면 다 익은 것이다.

7. 토마토 소스, 어린잎을 곁들여 낸다.

◆콩즙으로 만든 모카 크렘브륄레

<재료> 4인분

카놀라유 1큰술, 통밀가루 2큰술, 한천가루 1작은술, 리얼콩즙 2컵, 메이플시럽 2큰술, 조청 1큰술, 인스턴트커피 2와 2분의1작은술, 소금, 메이플슈거

<조리법>

1. 달군 프라이팬에 카놀라유를 넣고 약불로 통밀가루를 볶는다. 한천가루를 넣는다. 리얼콩즙을 조금씩 몇 차례에 나눠 부으며 덩어리 지지 않도록 잘 섞는다.

2. 메이플시럽, 조청, 소금을 넣고 섞는다. 두유의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인스턴트커피도 넣는다.

3. 물에 적신 컵에 3의 붓고 냉장고에 30~40분동안 두어 굳을 때까지 식힌다.

4. 3 위에 메이플슈거를 뿌리고 토치로 표면을 굽는다.

◆코코트 모르네소스 계란

<재료> 4인분

계란 4알, 능이버섯 100g, 버터 50g, 생크림 100g, 백일송이버섯 20개, 시금치 100g, 다진 마늘 조금, 식초 5큰술

모르네소스: 우유 500g, 버터 40g, 밀가루 40g, 달걀 노른자 2개, 엠멩탈 치즈 75g, 넛메그, 소금, 후추

<조리법>

1. 끓는 물에 식초를 넣고 계란을 넣어 반숙이 되도록 5분만 끓인다. 찬물에 담가 껍질을 벗긴다.

2. 우유를 따뜻할 정도로 데워 말린 능이버섯를 5분간 담갔다가 빼낸다.

3. 비샤멜소스를 만들기 위해 프라이팬을 달궈 올리브유와 버터를 넣는다. 버터가 녹으면 밀가루를 넣고 저으며 갈색이 될 때까지 볶는다. 버섯을 담가 향이 배인 우유를 소량씩 몇 차례에 나눠 부으면서 덩어리가 지지 않도록 잘 섞는다. 우유는 반드시 식은 상태여야 한다.

4. 3에 넛메그 소금 후추를 넣어 간을 맞춘다.

5. 4를 2분간 더 끓인 뒤 치즈와 별도 생계란 노른자를 섞으면 모르네소스가 만들어진다.

6. 능이버섯과 백일송이버섯은 잘게 썰어 달군 프라이팬에 버터를 넣고 볶는다.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7. 달군 프라이팬에 올리브유 버터를 넣고 시금치를 넣어 살짝 볶는다. 마늘을 넣고 바로 불을 끊다.

8. 접시 위에 7의 시금치를 담은 뒤 1의 계란, 5와 6을 섞은 소스를 차례로 얹는다. 송이버섯 몇 개를 장식용으로 얹는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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