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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여행 - 태국 코사무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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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여행 - 태국 코사무이섬

입력
2010.12.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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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먹 위 푸른 일렁임에 눈 떴을 때 "아~ 이게 자유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싶다. 야자수 그늘 아래 걸친 해먹에 누워 선글라스를 통해 짙푸른 하늘, 에메랄드 빛 바다만 응시한다. 대낮엔 적도의 작열하는 태양이 가슴 속 응어리들을 말끔히 태워버리고, 밤에는 벨벳을 펼쳐놓은 하늘에 수천 수만의 보석을 깔아놓은 듯한 별빛에 눈이 부시다.

리조트의 아침을 깨우는 건 물빛의 일렁임이다. 문을 열고 나가니 하얀 백사장과 푸른 바다가 반겨준다. 부드러운 바람이 귓볼을 스친다. 햇볕 쏟아지는 작열의 환청과 잔잔히 일렁이는 물결 소리 말고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다. 일상의 모든 것들이 하찮아지고 머리 속엔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토록 꿈꿔왔던 파라다이스의 쉼이 펼쳐진다.

태국 코사무이의 포시즌스 리조트에서 보내는 달콤한 휴식이다. 태국의 남서쪽에 위치한 코사무이의 코(Koh)는 태국어로 ‘섬’, 사무이(Samui)는 ‘깨끗함’을 뜻한다. 깨끗한 섬이라는 이름처럼 하얀 백사장과 야자수로 뒤덮인 이 곳은 세계 최고급 리조트인 포시즌스를 비롯해 W, 반얀트리 등 명성이 자자한 리조트들이 해안을 수놓고 있다.

최고의 쉼은 최고의 서비스를 통해 만들어진다. 전세계 리조트들의 롤모델로 인정받는 포시즌스 리조트가 바로 그 꿈의 서비스를 제공해주었다.

코사무이의 라엠야이 해변 북서쪽 중턱에 위치한 리조트는 앞으로는 시암만을 향하고 뒤쪽으로는 야자수로 뒤 덮인 산과 절벽들로 둘러 쌓여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다른 리조트에 비해 공항이나 번화가와의 접근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바깥과 완전히 분리된 듯한 분위기 속에서 오로지 휴식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조트의 빌라들은 빽빽한 야자수에 가려 마치 미로 속에 묻힌 개인 저택을 연상시킨다. 독립된 공간을 철저히 보장하면서도 친환경을 강조한 탓에 리조트를 짓기 전과 후의 야자수 그루 수가 같을 정도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어딜 가든지 24시간 대기하고 있는 ‘버기카’(카트의 일종)가 데려다 주고, 눈이 마주친 직원들은 항상 고객의 이름을 불러준다. 투숙객은 방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포시즌스의 서비스에 빠져든다. 부부용의 가운과 신발, 아이를 위해 이름을 넣어 만든 곰모양 빵과 티셔츠가 준비돼 있고, 욕조 위에는 앙증맞게 고객의 이름이 장식돼있다.

리조트에서의 아침은 개인 풀 위로 떨어지는 분수소리와 함께 기분 좋게 시작된다. 천연재료로 만든 유기농 아침식사는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현대인들의 입맛엔 다소 심심하지만 하루만 지나면 자연 속에 묻혀 먹는 건강한 아침식사에 적응하게 된다.

밀가루 같은 하얀 모래의 백사장에 누워 지내는 게 지루해지면 포시즌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해보는 것도 좋다.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과 같은 해양스포츠는 물론 비치발리볼, 테니스 강습, 코코넛 페탕크(코코넛 던지기게임) 등이 해변에서 펼쳐진다. 바쁘게 놀고 싶으면 또 바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인가 보다.

또 여성을 위한 요가, 마사지 프로그램이 준비됐고 재래시장에서 직접 셰프와 장을 보고 요리를 배우는 쿠킹클래스도 마련됐다. 어른들이 즐겼다면 이제는 아이들 차례. 키즈클럽에서는 코코넛 색칠하기, 전통우산 만들기, 모래성 쌓기, 소라양초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무료함을 느끼던 아이들도 백사장의 모닥불로 데워 초콜릿을 바른 머시멜로를 건네 받으면 눈빛이 초롱초롱해진다.

간만의 편안한 독서를 하고 싶어 물어보니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베스트셀러를 담은 전자 책을 건네준다. 해가 떨어진 저녁 ‘별빛 속의 영화관’에 들렀더니 아카데미 수상작들인 명화가 스크린을 채우고 있다.

또 다시 저 번잡하고 숨가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겠지만, 여기 있는 이 순간만큼은 그 모든 걸 잊어버릴 수 있는 완벽한 쉼 그 자체다.

코사무이(태국)=글ㆍ사진 조영호기자 voldo@hk.co.kr

■ 고품격의 포시즌스 태국에만 4곳의 리조트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여행 잡지 는 매년 각계의 설문을 바탕으로 호텔 랭킹을 발표한다. 그 랭킹 앞부분의 상당수가 포시즌스 차지다. 포시즌스(www.fourseasons.com)란 이름엔 전세계 모든 호텔과 리조트가 따라하고 싶은 고품격의 휴식이 내포돼 있다.

포시즌스 호텔&리조트는 1960년 설립 이후, 전 세계 34개국 주요도시와 휴양지에 82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고, 현재 31개 이상의 새로운 호텔과 리조트가 오픈 예정이다.

포시즌스는 특히 태국에만 코사무이를 포함 4개의 리조트를 가지고 있다. 코사무이는 아름다운 해변에 맞는 콘셉트로 운영되고, 방콕 리조트는 도심의 리조트답게 최고급 식당과 스파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치앙마이의 리조트는 독특하게도 라이스테라스(계단논) 한가운데 들어앉았다. 태국 옛 왕조의 분위기를 테마로 한 곳이다. 가장 독특한 곳은 골든트라이앵글 리조트다. 대나무 정글 속에 마련된 천막 리조트다. 옛 왕들의 사냥텐트를 연상하면 된다. 총 15개 뿐인 크림색 로열텐트가 이 리조트의 모든 숙박공간이다. 텐트 안에는 19세기 스타일의 수공예 가구가 놓여있고, 고급스러운 욕조 침대 등이 들어있다. 언덕 위에 지어진 텐트에선 루악강과 라오스 산맥, 정글을 바라볼 수 있다. 이곳에선 코끼리 트레킹을 체험할 수 있다. 조영호기자

■ 여행수첩

코사무이는 방콕에서 710㎞ 떨어져 있다. 사람이 살기 시작한 지 1,500년이 넘었지만 내륙과 멀리 떨어져 있어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배낭여행자들에 의해 여행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해변을 따라 방갈로 스타일의 숙소들이 들어섰지만 최근 유명 휴양지로 각광 받으면서 이제는 특급 호텔과 리조트들이 방갈로를 대신하고 있다.

코사무이 포시즌스 리조트는 넓은 태국식 빌라 58채와 바닷가에 세워진 비치빌라 2채, 그리고 2채의 레지던스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에서 코사무이로 가는 직항은 없다. 방콕까지 간 후 방콕에어나 타이항공 등 국내선을 갈아타고 코사무이로 이동할 수 있다. 서울과 2시간 시차가 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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