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는 항생제의 잦은 사용으로 병원균 스스로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길러 내성이 점차 강해지면서 어떤 항생제에도 저항할 수 있게 된 균을 말한다. 1996년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상구균(VRSA)이 등장했을 당시 이 병원균을 없앨 항생제가 없어 VRSA에 대해 붙여졌던 별명이다. 2000년 VRSA를 치료할 항생제가 개발돼 슈퍼박테리아라는 용어도 사라져야 했다. 하지만 외신이 계속 강력한 박테리아라는 뜻으로 이 용어를 사용해 온 것이 혼선을 가져온 한 원인이 됐다.
현재 세계 곳곳에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multi-drug resistantㆍ다제내성) 균은 있어도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all-drug resistant) 슈퍼박테리아는 없다. 즉 현재 개발돼 있는 항생제로 치료가 안 되는 병원균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질병관리본부는 슈퍼박테리아 대신 다제내성균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다제내성균은 최근 인도와 일본에서 발견된 뒤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 확산된 바 있는 메탈로 베타 락타메이즈(NDM-1)형 장내세균이다. 이 세균은 가장 강력한 항생제인 카르바페넴(이미페넴이나 메로페넴)이 듣지 않는 병원균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중환자가 주로 감염된다. 요로감염과 폐렴과 패혈증 등 다양한 감염 질환을 일으켜 환자를 사망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상인은 이 세균에 감염되더라도 자동적으로 금방 사멸되고 만다. 따라서 건강한 일반인은 이런 내성균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보건당국의 공식적 입장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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