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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둥이질부터 배운 예비 '민중의 지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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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둥이질부터 배운 예비 '민중의 지팡이'

입력
2010.12.0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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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경찰행정학과(서울캠퍼스) 학생들이 군기를 잡겠다며 같은 과 후배들을 집단 구타한 사건이 발생해 대학이 뒤늦게 진상조사에 나섰다.

9일 동국대에 따르면 6일 오후6시께 서울 중구 동국대 체육관 내 유도장에서 유도승단심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행정학과 3학년 학생들이 1, 2학년 학생 80여명을 집합시킨 가운데 2학년 학생 14명을 각목으로 수십 대씩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3학년생 14명은 같은 과 1학년 53명, 2학년 34명 등 87명을 불러 세운 뒤 이중 승단심사에 불참한 2학년 4명에게 각목으로 30대씩 허벅지를 내리쳤다. 또 10명에게는 10대씩 같은 방법으로 구타했다. 나머지 1, 2학년생들은 머리를 땅에 박게 하는 등 얼차려를 주고, 이를 버티지 못하는 몇몇 학생들의 뺨을 때리기도 했다. 매를 맞은 학생들은 “감사합니다”를 복창해야 했다.

이날 집단폭행을 당한 학생들은 허벅지에 피멍이 드는 등 전치 2~3주의 타박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후환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

학교의 대응도 늦었다. 사건 당일 학부모로부터 제보를 받은 학과 조교 A씨는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쳐드려서는 안 된다’며 학생들을 다독이는 차원에서 술자리를 마련했다”고만 했다. 8일 사건을 전해들은 임준태 학과장도 피해 학부모에게 “학교 차원에서 조치할 테니 사법적인 조치는 기다려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내 집단폭행 사태에 대한 학내외 비난이 거세지자 정창근 사회과학대학 학장은 9일 “진상을 파악 중이며 해당 학생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중징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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