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한 초콜릿티를 들고 티켓박스 앞에서 줄 서는 게 즐거운 시즌이다. 대목답게 다양한 콘서트로 크고 작은 공연장의 연말 스케줄이 빽빽하다. 꼭 보고픈 공연이 있다면 예매를 서두르는 게 좋을 듯. 연인의 성화에 못 이겨 연례 행사를 치르려는 이부터 라이브 콘서트로 송년회를 대신하려는 쿨한 단체 관람객까지, 한꺼번에 몰려든 사람들로 예매 사이트의 트래픽이 증가하고 있다. 색깔별로 연말 콘서트를 정리했다.
다크 브라운 - 진하고 부드러운 무대
웅산(24일ㆍ성남아트센터) 지난 3월 5집 'Close your eyes'를 발표하고 한국과 일본에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재즈 디바 웅산의 크리스마스 콘서트. 대표곡 'Yesterday' 'Loving U was like a party' 등을 비롯해 재즈 풍으로 편곡한 캐럴 등 다채로운 노래를 들려준다. 문의 1588-4430. 말로&전제덕(24일ㆍ악스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재즈 보컬과 하모니카의 협연 무대. 둘은 최근 이스라엘에서 한국 재즈의 매력을 선보이고 돌아왔다. 정통 재즈의 깊은 맛보다는 20~30대도 즐길 수 있는 감미로운 맛의 재즈를 기대하면 좋을 듯. (02)3497-1762. 부활(24~25일ㆍ그랜드힐튼호텔) 록그룹 부활이 무척 서정적인 크리스마스 무대를 마련했다. 부활의 음악과 함께 1980, 90년대에 젊음을 보낸 팬들이라면 찬란했던, 더러는 힘들었던 시간을 추억할 기회다. 1544-2498. 각각 데뷔 25주년, 20주년을 맞은 이승철(23~26일ㆍ잠실주경기장)과 신승훈(23~25일ㆍ코엑스)도 크리스마스 무대를 갖는다.
페퍼민트 그린 - 섬세한 감성을 위하여
인디 뮤지션들도 바쁜 연말을 준비 중이다. 루시드폴(24~26일ㆍ코엑스) 한껏 들뜬 연말에 아마도 가장 차분한 무대. 타이틀은 '사일런트 나잇, 나일론 나잇(Silent Night, Nylon Night)'다. 조용한 가객이 나일론 기타 한대로 숨죽인 관객들의 가슴을 촉촉이 적신다. 브로콜리 너마저(19일ㆍ악스홀) 여린 감수성과 따듯한 멜로디의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가 비교적 큰 무대에 선다. 2집 '졸업' 발매를 기념한 공연으로 앨범 속에 기록된 음색보다 훨씬 다이나믹한 공연을 선보인다. 위로가 필요한 젊은 가슴들에 추천. 정재형(18~19일ㆍ용산문화예술회관) 싱어송라이터 정재형이 만드는 새하얀 밤. 피아노 소품집 '라 뉘 블랑쉬(La nuit Balanche)'에 수록된 곡들로 긴 겨울밤을 따듯하게 데운다. 드럼, 기타, 베이스와 함께 하는 쿼텟으로 편곡해 풍성한 사운드를 기대할 수 있다. 1600-1716. 언니네 이발관(30~31일. 홍대 브이홀), 페퍼톤스(17~19일. 대학로 이다)의 공연도 놓치기 아깝다.
크림슨 레드 - 겨울밤을 불싸지르리
김장훈&싸이(23~26일ㆍ잠실실내체육관) '완타치'라는 브랜드로 전국 공연장을 폭격 중인 뜨거운 형제의 크리스마스 무대. "완타치를 겪은 관객들의 안구의 습기를 잊지 못한다"고 말하는 두 사람이 각각 자신의 신곡들을 새 무기로 장착하고 다시 한 판 신나게 맞붙는다. 1544-1555. DJ DOC(25일ㆍ올림픽체조경기장) 걸쭉한 사내들의 연말 '뽕땐쓰 파티'. 유쾌한 사고뭉치들이 우아함, 고상함, 격식과 가장 거리가 먼 신나는 무대를 펼친다. 준비운동을 좀 하고 들어가야 하는 공연. 1544-1555. 장기하&도쿠마루 슈고(24~25일ㆍ홍대 브이홀)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 훈남(?)들이 작당했다. 이름하여 '한일훈남대합전(韓日薰男大合戰)'. 등장 자체가 한국 음악계의 '사건'으로 평가 받는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과 자유로운 음악 스타일로 일본뿐 아니라 해외 평단에서도 지지를 얻고 있는 도쿠마루 슈고가 무규칙 이종 합주를 선보인다. (02)563-0595. YB(30~31일ㆍ연세대)와 박진영(23~24일ㆍ올림픽체조경기장)도 연말 공연을 갖는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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