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도 증시에 산타가 올까.
8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2009년까지 월말에 주가가 상승하는 산타랠리가 거의 어김없이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10번의 12월 중 7번이나 주가가 올랐다. 올해도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1,970선을 넘어서는 등 연말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수급, 심리, 경기 모두 'OK'
대부분 전문가들도 '연말 랠리'를 예상하고 있다. 증시 수급이나 외국인 심리, 선진국 경기 등의 여건이 우호적이기 때문.
먼저 외국인. 외국인은 이달 들어 8일까지 지난달 순매수액(1조6,487억원)의 절반이 넘는 8,730억원을 사들였다. 여기에 국내 기관까지 가세할 가능성이 높아 양호한 수급 여건이 예상된다. 삼성증권 박승진 연구원은 "주식형펀드 환매가 주춤하고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 역시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관도 연말 랠리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기금도 이달 들어 1,059억원 순매수 하며 지수 상승을 돕고 있다.
글로벌 투자심리도 증시에 유리하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미국 증시의 VIX지수(높을수록 불안심리도 높다)가 연평도 포격, 유럽 재정 위기 등으로 지난달말에는 23까지 올랐지만 7일(미국 시간)에는 17까지 떨어졌다. 정유정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소비 지표가 개선되는 등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전날 다우지수가 연고점에 다가서는 등 연말 랠리를 위한 시장 여건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최근 증시의 3대 악재(중국 긴축, 유럽 재정 위기, 북한 리스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으며, 추가 악재가 터지지 않는 한 단기 조정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신중한 입장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유동성과 심리에 기댄 측면이 크다"며 "경기선행지수가 내년 1월까지는 반등하기 어렵고, 기업 실적도 내년 1분기에 저점을 형성하는 등 내부 모멘텀이 약하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또 "연말 분위기에 힘입어 코스피가 연말 2,000포인트를 뚫는다 해도 내년 초에는 조정 폭이 깊을 수 있으므로 조심스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화학, IT
산타 랠리가 외국인과 기관에 주도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수혜주도 이들의 수급이 몰리는 대형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삼성증권 박승진 연구원은 "화학과 자동차 업종이 외국인과 기관의 꾸준한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소비 개선 등 선진국 경기 회복의 수혜가 예상되는 정보기술(IT) 대표주와 건설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은행 업종도 함께 추천했다. 미래에셋증권 정유정 연구원 역시 "시장의 주도주이면서 외국인의 수급도 뒷받침되는 자동차 화학 IT 업종을 권한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