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輿, 새해 예산안 강행 처리/ "다밀어"…"스크럼 저지"…의장석 쟁탈 육박전…활극 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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輿, 새해 예산안 강행 처리/ "다밀어"…"스크럼 저지"…의장석 쟁탈 육박전…활극 보는 듯

입력
2010.12.0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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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8일 국회 의사당은 4대강 예산을 단독처리하려는 여당의 변칙작전과 야당의 극렬저항으로 전쟁터로 돌변했다. 매년 말 임시국회를 새로 열어 턱걸이로 예산안을 통과한 전례에 비춰 비교적 빨리 예산안을 통과시킨 셈이지만, 연평도 포격 도발로 조성된 안보위기 정국에서 여야가 볼썽사나운 상황을 연출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의장석 사이에 두고 대치

오후 4시52분 야당의 반대 속에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표결은 일사천리로 진행됐지만, 안건 상정이 되기까지는 국회의장석 확보를 위한 육탄전이 벌어졌다.

한나라당의 본회의장 진입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난 뒤 잠시 소강상태에 있던 여야 대치는 오후 4시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다 밀어"라고 지시하면서 의장석 쟁탈전으로 비화됐다. 오전부터 의장석을 점거하고 있던 민주당 의원 50여명 가운데 이종걸 문학진 양승조 김영록 장세환 정범구 의원이 1선에서 의장석 옆 계단으로 밀고 올라오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몸으로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1명씩 끌려나오기 시작했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끌려나온 뒤에야 의장석 주변이 정돈됐다. 몸싸움 과정에서 남성 의원 사이에 멱살잡이와 고성이 오고 갔고, 여당 여성 의원이 야당 여성 의원을 발길질 하는 상황도 목격됐다.

▲본회의장 진입 작전

이에 앞서 한나라당 지도부의 본회의장 진입신호는 오후 1시43분께 떨어졌다. 국회 245호실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있던 한나라당은 홍준표 최고위원과 원희룡 사무총장을 필두로 국회 경위와 보좌진의 호위를 받으며 본회의장 정문으로 진입을 시도했고, 민주당 보좌진은 스크럼을 짜서 막았다. 본회의장 정문 앞에선 원외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 이인영 김영춘 최고위원, 차영 대변인이 바닥에 앉아 침묵시위를 벌이며 한나라당의 진로를 몸으로 막았다.

'으?X, 으?X'를 외치며 밀고 들어가려는 한나라당과, 몸으로 막으려는 민주당 보좌진이 뒤죽박죽 되고 양측의 고함과 욕설, 비명이 뒤섞이면서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한나라당은 본회의장 정문과 오른쪽 문으로 번갈아 가면서 진입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옆문 유리창에 금이 갔다. 양측의 힘겨루기 속에 일부 한나라당 의원이 본회의장 진입에 성공하고, 일부 의원은 스크럼에 가로막혀 다시 튕겨 나오기를 반복했다.

몸싸움이 본격화하자 박희태 국회의장은 오후 1시49분 본회의장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 두 차례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가 민주당 보좌진에 막힌 박 의장은 결국 사회권을 본회의장에 있는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국회부의장에게 위임했다.

힘의 균형은 한나라당 보좌진이 의원을 한 명씩 감싸는 스크럼을 짠 뒤 본회의장에 밀어 넣는 전략이 성공하면서 점차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의 주먹에 얼굴을 맞았다고 주장하는 등 곳곳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다. 치열했던 싸움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3,4명씩 속속 본회의장에 입장하는데 성공하고 2시23분께 한나라당 의원이 의결정족수를 넘는 156명으로 알려지자 정리가 됐다.

▲한나라당 예결위 단독처리

본회의장 진입에 앞서 한나라당은 예산안 단독처리를 위한 수순을 일사천리로 밟아 나갔다. 오전 10시20분 국회 245호실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한 한나라당은 오전 11시 예결위 회의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예결위 회의로 전환한 뒤 예산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한나라당 보좌진이 다섯 겹으로 스크럼을 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한 채였다. 수의 열세로 본회의장 사수에 사활을 건 민주당은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단독처리할 것이란 우려는 이날 새벽 0시10분을 기해 박희태 국회의장이 예산부수법안 14건에 대한 심사기일을 지정하면서 거의 사실로 굳어졌다. 민주당은 박 의장이 오전 10시 UAE파병동의안 등 쟁점법안 10건에 대해 추가로 심사기일을 지정한 데 대해서도 강력 반발했지만 이미 단독처리를 향해 출발선을 떠난 한나라당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이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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