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8일 2011년 예산안 등을 단독 처리하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의회 쿠데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여권의 4대강 예산 밀어붙이기와 독단적 국정 운영이 도를 넘어섰다고 주장하면서 원내외 병행투쟁 카드도 검토하고 있다.
본회의 예산안 강행 처리 직후 손학규 대표는 비상의원총회에 나와 "날치기는 끝났지만 민생, 민주주의, 평화를 위한 우리의 투쟁은 이제 새롭게 시작한다"며 "독재의 마각을 여지 없이 드러낸 이명박 정권을 국민과 함께 심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오전 최고위원 회의에선 "유신 때도 없었던 의회 민주주의 파괴이자 의회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국회 본회의장을 중심으로 여야간 몸싸움이 이어지는 동안 손 대표는 로텐더홀 바닥에 앉아 '나를 짓밟고 가라'는 무언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오만한 권력은 반드시 실패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차영 대변인은 "북한은 민족의 가슴에 총을 쐈는데 이 대통령은 국민의 자존심에 총을 쐈다. 독재자 이명박은 북한과 다를 바 없다. 박희태 의장과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의 충성스런 강아지"라고 독설을 날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18대 국회 들어 3년째 예산안 단독 처리가 이어진 데 대해 자괴감을 격앙됐다.
그러나 민주당이 당장 장외로 뛰쳐나가기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손 대표와 박 원내대표 모두 '의회를 떠난 야당은 힘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당내 투쟁동력도 여의치 않다.
다만 내년 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제외하곤 긴급한 원내 현안이 없다.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종교계 여론도 지원군이다. 그래서 손 대표가 주말쯤 거리로 나서는 것을 시작으로 원내외 병행투쟁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9일 의총을 재개해 투쟁방향을 정리하기로 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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