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끝내 체포되면서 그가 공언해 온 이른바 '최후의 심판 파일(doomsday files)'이 공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기가바이트 크기의 이 파일은 지난 7월부터 위키리크스가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네티즌에게 배포했다. 다만 256비트 암호가 걸려 있어 지금까지 그 내용을 들여다본 이는 배포자 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산지가 자신의 체포나, 위키리크스 사이트 강제폐쇄 등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만들어 둔 보험용 파일이다. 인터넷을 통해 확산돼 실제 얼마나 많은 이가 이 파일을 갖고 있는지도 확실치 않다.
파일의 내용이 무엇인지 지금으로선 알기 어렵다. 다만 해외 언론들의 추정을 종합하면 미국이 테러용의자들을 구금하고 있는 관타나모 기지에서 벌인 추악한 고문 실태, 아프가니스탄 등에서의 미군의 민간인 학살, 영국계 석유회사 BP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감춰진 비밀 등에 대한 일급기밀이 엄선돼 담겨 있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미확인비행물체(UFO)에 대한 내용도 있을 거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판도라의 상자'가 곧 열릴지는 미지수다. 어산지가 공언한 대로 최후의 심판에 해당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면 이는 마지막 수단이기도 하다. 함부로 꺼낼 카드는 아닌 것이다.
한편 어산지의 체포 이후 그를 이어 위키리크스를 이끌 인물로 아이슬란드 국영방송 기자 출신인 크리스틴 흐라픈손이 주목 받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 월간 포브스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흐라픈손은 올해 4월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아파치 헬기 총격 사건의 피해자를 보도한 뒤 국영방송 RUV에서 해고됐으며 이후 위키리크스의 편집위원과 사실상의 대변인을 맡고 있다. 그는 "위키리크스는 한 사람의 조직이 아니다"며 "어산지가 없더라도 우리는 폭로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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