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도 예산안이 야당 의원들의 극렬한 반대 속에 국회에서 사실상 여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됐다.
국회는 8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 309조567억원을 의결했다. 표결은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 창조한국당 의원들이 참여하고 민주당 의원들이 의장석 주변에서 '날치기 반대' '원천무효'등의 구호를 외치며 격렬하게 항의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예산안은 투표 참여 의원 166명 가운데 찬성 165명(한나라당 161명, 미래희망연대 4명), 반대 1명(창조한국당)으로 통과됐다.
박희태 국회의장으로부터 사회권을 넘겨 받은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국가재정법 등 예산부수법안 18건과 ▦국군의 아랍에미리트(UAE) 파병동의안 ▦소말리아 파견 연장 동의안 ▦서울대 설립ㆍ운영 법률 ▦과학기술기본법 ▦친수구역활용특별법 ▦한국토지주택공사법 등 24건의 안건을 본회의에 직권 상정해 처리했다. 국군의 UAE 파병동의안의 경우 투표 참여 의원 157명 가운데 찬성 149명, 반대 2명, 기권6명으로 통과됐다.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정기국회 회기 내에 처리하려는 한나라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이 맞섰고, 이 과정에서 국회 본회의장과 로텐더홀 등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국가적 비상상황을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안 처리를 두고 여야간 몸싸움이 재연되자 여당의 강행 처리와 국회 폭력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 처리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연말 정국이 급격히 냉각될 조짐이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 예산안 규모는 309조5,518억원의 정부 예산안에서 2조5,718억원이 감액되고 2조767억원이 증액돼 총 4,951억원이 순감된 309조567억원이다.
수정 예산안은 연평도 등 서북도서 지역의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한 긴급전력 보강을 비롯한 국방비, 서해5도 주민대피시설 예산 등을 증액한 것으로 4대강 사업 예산은 당초 정부의 예산안보다 2,700억원 삭감됐다. 지난해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 처리시 4대강 사업 삭감 규모는 4,250억원이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위 회의장이 아닌 본청 245호실에서 여당 단독으로 예결위 전체회의를 소집해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해 본회의로 넘겼다. 한나라당은 사무처 직원과 의원보좌진을 동원, 회의장을 봉쇄한 가운데 자당 소속 이주영 위원장의 사회로 오전11시께 단독으로 예결위를 개의, 4분만에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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