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최우수 선수(MVP)와 신인왕의 영예를 놓고'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한국 프로축구연맹은 7일 기술위원회를 열고 쏘나타 K리그 2010 개인상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아디(34ㆍ서울)와 김은중(31ㆍ제주), 유병수(22ㆍ인천), 에닝요(29ㆍ전북)가 MVP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홍정호(21ㆍ제주), 윤빛가람(20ㆍ경남), 조재철(24ㆍ성남), 지동원(19ㆍ전남)이 평생 한 번뿐인 신인왕을 다툰다. MVP와 신인왕 모두 혼전이 예상된다.
MVP의 가장 유력한 후보는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서울의 챔피언 등극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아디다. 안면 골절상을 안고 챔피언 결정전 출전을 강행했고, 2차전에서 역전 결승골을 터트리며 우승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우승 팀의 MVP 후보라는 점은 최고의 프리미엄이다. 프로축구 출범 후 MVP는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우승 팀에서 배출됐다. 유일한 예외가 99년의 안정환(부산)이었다. 안정환이 MVP를 수상한 데는 우승팀 수원의 후보였던 샤샤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교묘한 핸드볼 파울로 결승골을 넣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른바 '신의 손' 사건으로 표심은 안정환에게 급격히 쏠렸다.
올 시즌 MVP 경쟁에 이 같은 변수는 없다. 그러나 아디가 MVP 수상을 장담할 수 있는 처지는 못된다. 팀에서는 공헌도와 헌신적인 자세를 높이 평가 받았지만 '표심'을 움직이기에는 화려함과 지명도에서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아디의 강력한 대항마는 김은중이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김은중은 정규리그에서 13골 10도움을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중국 리그에서 돌아온 첫 시즌 화려하게 부활하며 만년 하위 팀 제주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다는 점도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부분이다.
유병수(22ㆍ인천)도 복병으로 꼽을 만 하다. 빈약한 지원 사격에도 불구하고 유병수는 28경기에서 22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0.78의 경기당 득점률은 K리그 역대 최고다. 윤빛가람, 홍정호, 지동원의 3파전이 예상되는 신인왕 싸움은 MVP보다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K리그 성적으로 따지자면 윤빛가람이 유력한 후보다. 9골 7도움을 기록하며 경남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윤빛가람은 시즌 말미에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되며 K리그를 조기 마감했고 광저우에서도 '조커'로 활용되는데 그친 탓이다.
반면 홍정호와 지동원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홍정호는 붙박이 중앙 수비수로 활약했고, 아시안게임 종료 후 바로 팀에 복귀해 제주의 준우승에 공헌했다. 지동원은 이란과의 아시안게임 3ㆍ4위 결정적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거푸 작렬하며 극적인 4-3 역전극을 이끌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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