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8일 백령도 부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동쪽의 자기 해역에서 포 사격을 실시해 서해 5도 일대에 긴장감이 고조됐다.
군 관계자는 “7일부터 북한 쪽에서 간헐적으로 포성이 들렸다”며 “8일엔 오전 9시4분께 백령도 북동쪽 북 해역으로 포 사격을 한 궤적을 군 대포병레이더가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도 북쪽에서 간헐적으로 포성이 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탄착 수역을 분석한 결과, NLL 북쪽에 여러 발의 포탄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탄착 수역은 남쪽에선 포성이 들리지 않을 정도의 북한 해안에 가까운 곳”이라며 “북한군의 특이 동향이 없는 만큼 통상적 훈련으로 추정되지만 사격 의도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포 사격 소식을 접한 백령도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통상적 훈련이라고 해도 전쟁 공포를 경험한 탓인지 TV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조업을 나가지 못할까 봐 발을 동동 구르는 주민들도 있었다. 하지만 백령도 현지의 민간선박들은 정상 운항하고 있으며 주민대피령도 내려지지 않았다.
군은 북한의 포 사격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면서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국군의 해상사격훈련과 연관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군은 6일부터 전국 20여곳의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하고 있지만 백령도 및 연평도에서의 훈련은 기상 여건과 훈련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 보류하고 있다. 포 사격이 한국과 미국 군 수뇌부가 서울에서 회동해 북한의 추가 도발에 강경 대응할 것을 밝힌 날에 이뤄져 이에 대한 압박이라는 분석도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서해 5도에서 실시 예정인 한국군의 사격훈련과 연내 추가 실시 가능성이 있는 한미연합훈련 등을 구실 삼아 돌발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고 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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