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맥주의 한국시장 공세가 거세다. 일찌감치 한국 공략에 나선 아사히맥주가 하이네켄, 버드와이저 등과 함께 국내 수입맥주 점유율 1위를 놓고 다투는 가운데 산토리, 삿포로 등 메이저 일본 맥주업체들이 잇따라 국내업체와 제휴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일본 산토리홀딩스는 한국 맥주시장 2위 오비맥주와 제휴해 한국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산토리주류는 일본에서 생산하는 주력 고급맥주 '더 프리미엄 몰트'를 오비맥주가 연내에 한국내 약 30개 도시의 판매망을 통해 음식점용으로 독점 공급하는 방식이다. 내년 봄부터는 가정용 판매도 시작해 수년 후 연간 판매 60만 상자(1상자는 350㎖ 캔 25개), 40억엔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삿포로홀딩스는 자회사인 삿포로 인터내셔널이 매일유업과 제휴해 한국에서 맥주판매사업을 시작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매일유업 판매망을 활용해 '삿포로' 브랜드의 맥주를 편의점 등에서 판매한다. 내년에 30만 상자를, 2015년까지 150만 상자, 50억엔 매출로 한국 수입맥주시장의 20% 가량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삿포로 인터내셔널은 매일유업이 직영하는 레스토랑 30개 점포에도 삿포로 맥주를 공급할 계획이다. 삿포로맥주 판매가격은 350㎖ 캔이 180엔(2,500원) 정도로 한국 맥주에 비해 2배 정도 비싸다.
앞서 아사히는 2004년 롯데칠성과 맥주판매 합병회사 롯데아사히맥주를 한국에 설립해 이듬해부터 아사히 간판 맥주인 '슈퍼드라이'를 판매하고 있다. 아사히맥주의 한국내 연간 판매량은 100만 상자, 매출은 2006년 120억원에서 2009년 462억원으로 3년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일본 맥주시장 점유율 1위인 기린맥주는 &&하이트맥주가 수입하지만 판매량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맥주시장은 판매량 기준으로 일본의 약 30% 정도 규모. 하지만 최근 10년 동안 일본에서는 맥주시장이 15% 줄어든 반면 한국은 20%가 늘었다. 부유층이 늘어나면서 전체 맥주시장의 약 5%를 차지하는 고급수입맥주 소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고급수입맥주시장은 2005년 이후 5년 동안 2배로 늘어났고 당분간 이같은 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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