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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사상 최악 우려/ 영양까지 확산…한우벨트서 겨울에 발생 '겹악재'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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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사상 최악 우려/ 영양까지 확산…한우벨트서 겨울에 발생 '겹악재' 초비상

입력
2010.12.0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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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는 지금 보이지 않는 적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공기를 통해 최대 50㎞(육지)에서 250㎞(바다)까지 전파되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벌써 안동ㆍ예천ㆍ영양 3개 시ㆍ군에 창궐 중이다. 발생 아흐레째인 7일까지 벌써 31건의 신고가 양성으로 최종 확인돼, 역대 최악으로 꼽히는 2002년 구제역(16건)을 건수 면에서 넘어섰다.

7일 농림수산식품부는 전날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북 영양군 청기면 농장의 한우에서 구제역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안동시 와룡면 소재 농장의 돼지가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이날까지 42건의 의심 신고가 접수돼 이 중 31건이 양성으로 판명됐다.

구제역은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어 발생지역 인근의 우제류(소ㆍ돼지ㆍ염소ㆍ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를 모조리 매몰 처분해야만 막을 수 있는 제1종 가축 전염병. 지금까지 살처분한 가축수도 10만 두를 넘어, 2002년 수준(16만두)에 근접하고 있다.

타 시ㆍ군으로 구제역이 퍼져 나갈 경우 살처분 규모는 급속도로 증가할 전망. 이에 따른 가축 수매 자금 및 살처분 보상금 등 피해액이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1월과 4월 발생한 두 차례 구제역에 투입된 정부 재정이 1,500억원에 달한다.

이번 구제역의 피해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것은 경북이 전국 최대의 한우 사육지역이기 때문. 유한상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최초 발생지역 인근에 축산농가가 밀집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북 내 23개 시ㆍ군에서 기르는 한ㆍ육우 두수는 올해 상반기 현재 63만 623두. 시ㆍ군별 가축 사육 통계를 보면 구제역 최초 발생지인 안동(사육 두수 4만 4,939두)과 두 번째 발생지 예천(4만 4,608두)을 기점으로, 남서쪽으로는 문경~상주~구미~김천, 남동쪽으로는 의성~영천~경산~경주에 이르는 ‘한우벨트’가 시옷(ㅅ)자 모양으로 형성돼 있다. 이들 시ㆍ군에서 사육되는 한ㆍ육우는 각 3만두가 넘는다. 때문에 구제역이 조금만 퍼지게 되더라도 살처분 두수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

또 프랑스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섬나라 영국으로 바람을 타고 번진 사례가 보고됐을 정도로, 구제역 바이러스의 활동 반경은 넓다. 구제역이 경북 남부지방으로 확산될 경우, 역대 최악의 구제역이 될 게 불 보듯 뻔하다. 특히 경북 돼지 밀집사육 지역인 경주ㆍ영천ㆍ군위ㆍ고령ㆍ성주 쪽으로 퍼질 경우, 한우뿐 아니라 돼지의 피해도 잇따를 수 있다. 특히 돼지의 구제역 바이러스 전파 속도는 소보다 수 백배, 수 천배 빠르다.

이미 계절이 겨울로 접어 들었다는 점도 설상가상이다. 온도가 낮으면 바이러스의 생존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 김기석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실험실에서 바이러스를 냉동질소에 보관할 정도로 바이러스는 추위에 강하다”며 “섭씨 영하 70도에서도 영구히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대 사육지역이라는 지리적 요인에, 바이러스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계절적 요인이 겹치면서 이번 구제역이 역대 최악의 구제역으로 남을 개연성이 더 높아지게 된 셈이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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