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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2036년, 그리고 북한과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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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2036년, 그리고 북한과 FTA

입력
2010.12.0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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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 황당한 미국인 예언자 존 티토의 예언지도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일간 신문들은 거의 다루지 않았으나 인터넷상에서는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미래에서 왔다는 존 티토가 2036년에 한국 영토가 대만, 홍콩은 물론 중국의 해안선 부분까지 확장되고, 일본은 한국의 식민지가 되어 한국의 영토가 미국보다 넓어질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 지도를 보면 한국의 영토가 몽골을 포함해 베트남까지 중국의 남북으로 뻗어있어 기분만큼은 흐뭇하다. 나중에 이 지도는 수능시험을 끝낸 한국의 한 고교생이 중국의 동북아공정에 맞서 장난삼아 만든 지도로 밝혀지는 해프닝이 있었으나 네티즌들은 많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과거에도 엇비슷한 황당 이야기들이 있었다. 1980년대 중반에는 '문명 동진론'이 유행이었다. 메소포타미아에서 발원된 인류문명이 유럽을 거쳐 대서양과 태평양을 넘어 아시아로 동진한다는 내용이다. 때마침 88올림픽을 유치한 한국의 일각에서는 1988년 이후에는 한국이 세계 문명의 중심부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희망으로 가득했다. 일본이 미국을 넘보고, 오스발트 슈펭글러의 이라는 저서가 읽힐 때였다.

동학사상을 근거로 한 일부 종교에서 시작된 문명 동진론은 당시 한국인들에게 적지않은 만족감을 줬다. 서양사상의 세계 지배질서가 한계에 도달하고 냉전이 종식되면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사상이 필요했고, 사실상 지구상 마지막 냉전지역인 한반도의 통일 염원도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여전히 우리 민족의 '희망어린 생각'(wishful thinking)에 머물고 있다.

소년시절부터 가졌던 꿈 하나. 그렇다면 우리의 국력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만큼 커질수 없는 것일까.

최근 만난 한 중소기업인으로부터 들은 얘기다."FTA는 큰 기업이나 관심이 있는 문제지, 중소기업에는 북한이 더욱 중요한 문제지요."

그의 말대로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큰 현안인 연평도 포격사건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연평도 포격사건을 일으킨 북한이라는 변수는 우리의 안보와 직결되어있고, 지금까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어쩌면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 지를 좌우할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도 북한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손재주가 좋고, 한국어를 말할 수 있는 저렴한 노동력이 양측의 경제발전에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관점에서다. 특히나 저임금 노동자가 필요한 중소기업에게 북한은 아주 매력적인 인력시장이다.

FTA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은 물론, 우리의 미래 먹거리가 여기 달려있다.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FTA가 필수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뭘 주고 뭘 얻어야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지는 당장 계량화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끊임없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북한이라는 변수를 잘 관리하고, FTA를 확산시키면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각각 성장할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고, 궁극적으로 우리의 꿈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각본인데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어 안타깝다.

조재우 산업부장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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