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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회 한국출판문화상/ 어린이ㆍ청소년 부문 후보작 1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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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회 한국출판문화상/ 어린이ㆍ청소년 부문 후보작 10종

입력
2010.12.0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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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맨 처음 cm를 배우던 날/ 김성화 등 지음ㆍ아이세움 발행

센티미터, 미터 등 주요 단위들을 딱딱한 수학 공식이 아니라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배운다. 주인공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게으르고 엉뚱한 고양이와 유식하고 젠 체하기 좋아하는 똑똑한 생쥐. 온몸으로 학교에서 집까지 거리를 재고, 엄청난 크기의 고래 옷을 만드는 이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는 단위가 계산식의 일부가 아니라 ‘사회적 약속’임을 일깨운다.

▦그림자 놀이/ 이수지 지음ㆍ비룡소 발행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그림책 작가의 에 이은 ‘경계 삼부작’ 완결편. 글자가 없고, 책이 접히는 가운데 부분을 기준으로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독특한 구성이 이 시리즈의 특징이다. 온갖 물건이 들어있는 창고방에서 한 소녀가 그림자를 만들어 노는 광경을 역동적으로 그린다. 목탄으로 그린 먹 선에 노랑색 스텐실 그림이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나노에 둘러싸인 하루/ 김문제 등 지음ㆍ살림출판사 발행

아프지 않은 주사기, 청소가 필요 없는 집 등 상상 속의 일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나노 과학기술을 소개하는 교양서. 미국 텍사스주립대 나노분석센터 소장인 저자가 신기술로 각광받는 나노기술의 발전 과정과 현황, 미래상을 실생활과 연관시켜 알기 쉽게 설명한다. 많은 어린이 과학책이 퀴즈 형식 등을 빌어 가벼운 느낌을 주는 데 비해 특정 주제를 깊이있게 다룬 점에서 호평을 얻었다.

▦생각한다는 것/ 고병권 지음ㆍ너머북스 발행

연구공동체 ‘수유+너머’ 연구원이 쓴 청소년 철학 교양서. ‘생각’을 논리나 추상적 개념어가 아닌, 저자가 겪은 일과 우리 사회의 여러가지 사건들, 역사 속 유명한 철학자들의 일화와 이론을 넘나들며 와닿게 설명한다. 철학사나 단편적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대부분의 철학 교양서와 달리, 사고력과 사고법을 키워주는 데 주목하고 있어 독특하고 의미있다는 평을 받았다.

▦숲 속 재봉사/ 최향랑 지음ㆍ창비 발행

조개껍데기와 말린 꽃잎 등 자연 재료를 활용한 정성스러운 그림책. 숲 속 재봉사는 갈기를 거추장스러워하는 사자에게는 모자를, 깡총깡총 토끼에게는 팔랑거리는 치마를 선물한다. 꽃잎과 잎사귀가 옷감이 되고, 씨앗과 꽃받침은 장식하는 데 사용한다. 치수를 재는 자벌레, 레이스 뜨는 거미 같은 발상이 재미있다. 점토 인형으로 연출한 장면을 사진으로 찍은 그림이 입체적이다.

▦우리는 모두 건강할 권리가 있다/ 김선 지음ㆍ낮은산 발행

건강을 다룬 어린이책은 건강 상식과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 책은 질병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건강을 인권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점이 참신하다. 국민의 건강보다는 이익을 앞세운 제약회사의 횡포, 광우병, 건강보험 등의 예를 통해 건강이 사회문제라는 점을 알려준다. 약사 이모와 조카 철수의 대화 형식을 빌어 무거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있다.

▦울기엔 좀 애매한/ 최규석 지음ㆍ사계절 발행

등으로 이름을 알린 리얼리즘 만화가가 쓰고 그린청소년 만화. 한 입시미술 학원을 배경으로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우울한 현실을 다소 거친 그림체로 그려냈다. 재능이 있어도 돈이 없어 대학 진학이 불투명한 주인공이 “돈도 재능이야”라고 말하기까지, 양극화된 사회상이 오롯이 드러나는 작품으로 자학 개그와 독설이 씁쓸한 웃음을 남긴다.

▦UFO가 날고 트랜스젠더 닭이 울었사옵니다/ 이성규 지음ㆍ살림출판사 발행

어느날 갑자기 수탉으로 성전환해버린 암탉, 샴쌍둥이를 낳은 여종 등 조선 472년의 역사가 살아있는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해괴한 비사들을 과학ㆍ역사적 관점에서 조명한다. 청소년 교양서이지만 철저한 자료 수집 덕에 성인이 읽어도 무방할 만큼 세세하고 전문적이다. 과학칼럼니스트인 저자의 인터넷시대 청소년의 감성에 맞는 생기발랄한 문체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집 안 치우기/ 고대영 글ㆍ김영진 그림ㆍ길벗어린이 발행

집안을 어지럽힌 병관이는 “청소 안 할거면 나가!”라는 엄마의 말에 장난감을 챙겨 나가버린다. 날이 저물자 무섭고 배도 고파 조용히 집으로 돌아온 병관이. 엄마는 말 없이 따뜻한 밥을 내어놓고, 병관이는 집안을 치우기 시작한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만한 일을 유쾌하게 포착한 그림책. 아이들의 심리 묘사가 탁월하고 연출 구성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할아버지의 시계/ 윤재인 글ㆍ홍성찬 그림ㆍ느림보 발행

국내 1세대 일러스트레이터인 홍성찬(81)씨가 단색 볼펜 드로잉만으로 구한말부터 현재까지 한국인의 삶과 죽음, 일상생활을 치밀하게 묘사한 그림책. 동명 외국 노래에서 모티프를 얻었는데, 주인공은 종갓집 대청마루에 걸린 벽시계다. 할아버지의 탄생부터 죽음까지를 모두 지켜본 시계는 그의 죽음과 동시에 작동을 멈춘다. 노작가의 공력이 맏맛甄?그림과 글이 조화롭다.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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